현명한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춘기 대화 수업
정현숙 지음 / 팬덤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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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춘기 대화 수업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합니다. 분명히 대화를 시도했는데, 대화가 끝나고 나면 왜 더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말을 했는데도 말이 닿지 않은 것 같은 허탈함.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현명한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춘기 대화 수업』은 대화의 기술을 가르치는 책이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대화하는 부모가 되기 위해 먼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묻는 책입니다.

목차를 펼치면 그 구조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PART 1에서는 대화가 왜 어려운지, 대화에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다루고,

PART 2에서는 대화의 성패가 결국 부모 자신의 상태에 달려 있음을 말합니다. 자녀와 나누는 대화이기 이전에, 부모의 마음가짐과 자기 돌봄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PART 3은 자녀를 성장시키는 대화법으로, 자존감, 논리력, 주체성, 감정 조절력, 가치관 형성까지 각 영역별 대화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PART 4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상처 주지 않는 훈육, 무조건 실패하는 대화법과 무조건 통하는 대화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PART 5는 사춘기라는 터널 자체를 이해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책 안에는 저자가 자신의 아들 준호와 나눈 실제 대화들이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화가 난다고 발을 구르거나 물건을 거칠게 다루는 아들에게 건네는 말, 문을 쾅 닫고 침대를 내리치는 행동 앞에서 부모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입니다.

이 대화들은 교과서적인 모범 예시가 아니라, 현실의 온도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읽는 동안 자꾸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이론서가 아니라 현장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랄까요. 저자가 아들과의 관계에서 직접 씨름한 흔적들이 문장 곳곳에 배어 있어서, 독자는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먼저 받게 됩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폭력대화 팁'이라는 코너였습니다. 단정적인 말을 하지 않기,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 "언제나, 한 번도, 결코, 자주, 도무지"와 같은 말들이 자녀에게 어떤 반감을 일으키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얼마나 자주 쓰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관찰한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해석이나 판단을 덧붙이지 않는 것. 말하는 방식이 관계를 바꾼다는 것을 이 책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주장합니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저자의 아들이 게임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는 고민이 책 속에 녹아 있는데, 사실 이것은 오늘날 사춘기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가 직면하는 현실입니다.

어릴 때부터 핸드폰 사용 규칙을 더 엄격하게 세웠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동시에 학교 친구들 모두가 게임과 핸드폰 속에 있는 환경에서 혼자만 다르게 살기를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지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 딜레마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 안에서 어떻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꽤 실제적인 길을 보여줍니다.





책의 분명한 강점은 케이스별 가이드에 있습니다.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라는 주제가 워낙 넓기 때문에, 많은 책들이 원론적인 이야기에 머무르다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상처 주지 않고 훈육해야 할 때, 무조건 실패하는 패턴은 무엇인지를 각각 나누어 안내합니다.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챕터를 꺼내 읽을 수 있는 구성이어서 실용성이 높습니다.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책이기도 하지만, 두고두고 상황에 따라 다시 펼치게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사춘기는 독립의 터널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터널 안에 있는 자녀를 억지로 끌어내려 하면 관계가 더 좁아집니다. 터널의 길이와 모양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녀 곁에 조용히 있어주는 것.

이 책은 그 동행의 언어를 찾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혹은 앞으로 그 시간을 준비하고 싶은 부모라면 한 번쯤 손에 들어볼 만한 책입니다.



*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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