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자유론 - 자유는 상처를 먹고 자란다
존 스튜어트 밀 지음, 김이남 편역 / 포텐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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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미국 독립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패트릭 헨리의 말입니다. 영국으로부터 미국의 독립을 촉구하면서 외친 역사적 명언입니다.

패트릭 헨리가 말한 자유는 영국에 지배당하던 미국의 독립과 자유를 뜻하는 말입니다. 자유가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와는 결이 조금 다른 자유에 관한 숙고를 글로 담아낸 사람이 있으니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입니다. 고전으로 불리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읽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자유에 관한 오랜 숙고 끝에 풀어낸 밀의 사상을 읽어내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대단히 중요한 글인데, 읽어내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꽤나 높은 고전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문제를 단박에 해결한 책을 만났습니다. 출판사 포텐업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초역 자유론]입니다.

노파심에서 초역이란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초역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초역(抄譯) -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번역하는 것. 흔히 발췌 번역이라고 부릅니다.

2. 초역(超譯) -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이해를 돕기 위해 내용을 변형하는 것. 흔히 초역 부처, 초역 니체, 초역 쇼펜하우어와 같은 식으로 사용합니다.

포텐업 출판사에서 출간한 [초역 자유론]이 사용한 초역이란 의미가 무엇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추측하건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 번역하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내용을 다듬은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읽으면서 밑줄을 여러 곳에 그었습니다. 자유에 관한 존 스튜어트 밀의 사상과 사고가 얼마나 깊은지 배웠습니다. 그 사상을 정순한 언어로 담아낸 것도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아마도 초역 자유론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독성이 좋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자유론은 진입 장벽이 낮지 않습니다. 초역 자유론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의 핵심적인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번역한 것처럼 보입니다.

초역 자유론을 읽다 보니 원본을 읽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더군요. 기회가 닿으면 원문을 사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동안 초역 자유론을 몇 번 더 반복해서 읽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그만큼 읽기 편할뿐더러 내용도 충실하다는 뜻입니다.




밑줄 그은 몇몇 문장을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의 마음에 와닿아 잠깐씩 멈춰 서서 생각하고 다시 읽어볼 수밖에 없었던 문장입니다.

  1. 자유란 결국 고통과 불편함을 껴안을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된다(17~18p).

  2. 자유는 의무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성찰할 의무, 자기 욕망의 본질을 검토할 의무, 사회가 던지는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해석할 의무. 그 의무를 게을리한 채 얻는 자유는 허상이다(27p).

  3. 자유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용기다'(43p).

  4. 다름을 인정하되, 그 다름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유의 출발 지점이기 때문이다(51p).

  5. 혐오는 자유가 아니다(53p).

  6. 자유란 완벽한 선택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선택을 통해, 실수를 통해 책임을 배우는 과정에서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다(64p).

  7.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때, 나는 비로소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다(73p).

  8. 진정한 자유는 스스로에게 책임을 지는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101p).

  9. 진정한 자유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지혜에서 비롯한다. 그 지혜를 갖춘 사람들이야말로 자유의 참된 주인이다(105p).

  10.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선택할 권리다(129p).

  11. 질문이 사라진 곳에는 생각이 사라지고, 생각이 멈춘 곳에는 발전이 없다. 질문하는 자만이 세상을 바꾼다(135p).




밑줄 그은 곳이 꽤 많습니다. 밑줄만 긋다가 안 될 것 같아서 볼펜을 들었습니다. 마음과 생각을 자극하는 문장을 만나면 그 옆에다 나의 생각을 끄적였습니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빨리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겠다 싶었습니다.

일단 밑줄 긋고 생각을 쓴 후에 다시 찬찬히 읽으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수차례나 했습니다. 꽤나 근사하고 매력적이며, 생각을 자극하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초역 자유론], 올해 읽은 다섯 번째 책인데요. 이달의 책으로 꼽아도 좋을 정도로 근사합니다. 아직 독서 중인 책들이 몇 권 있어서 나의 이달의 책으로 선정할지는 미지수지만, 유력한 후보라 생각합니다.

자유에 관한 존 스튜어트 밀의 솔직 대담한 지혜와 사상을 톺아보고,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책이 자꾸만 나를 멈춰 세우고 생각을 자극하는 것을 맛보실 거예요.

이 책을 읽고 서평하다가 떠오른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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