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시장 한복판에 서다 - 변혁을 이끄는 크리스천 라이프 스타일
이다니엘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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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영성' '일과 신학' 박사 과정 공부할 때 관심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일터 영성과 관련하여 졸업 논문을 쓰려고 했으니 관심사가 대단했다는 뜻이겠지요. (결국, 설교로 논문을 썼습니다)

그리스인은 말할 것도 없고 대다수 사람이 의식이 있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단연코 일터입니다. 전업주부라도 다른 것은 아닙니다. 전업주부는 가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니까 일터와 상관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전업주부의 치열한 일터가 가정이니까요. 일터에서 우리의 의미 있는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낸다는 사실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만큼 중요합니다.

우리 인생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낸다면 일터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단순한 사실은 일터에 대한 생각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일과 관련 생각해 볼 만한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누구나 직장을 구합니다. 어떤 직장인가는 다르지만, 모든 사람은 직장을 찾습니다. 일하지 않고 세월을 보내면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받기도 합니다. 막상 직장을 구하고 나면 그때부터 일하기 싫어합니다. 지독스러울 정도로 출근하기 싫어하고 일하기 싫어하고 어떻게든 놀고 싶어 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또다시 또 다른 일을 찾습니다.

이 사실을 통해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새롭게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일과 우리의 인생을 생각하면 그리스도인은 반드시 신앙과 일에 대한 바른 태도를 정립해야 합니다. 거창하게 신학까지 가지 않아도 일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신앙관을 정립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 1장을 펴자마자 우리가 만나는 하나님은 일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사람은 "일꾼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을 일하는 인간 "호모 라보란스(homo laborans)"라고 부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기독 신앙은 일상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시장(일터)은 기독 신앙이 더욱 빛을 발해야 하는 지점이라고 해야 합니다. 예수께서 제자를 향해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 부르신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그것도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일터에서 소금이 되어야 하고 빛이 되어야 합니다. 이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상당합니다. 일에 대해, 직장 동료에 대해, 일과 소명에 대해, 일과 신앙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무척이나 반갑고 소중한 책을 만났습니다. 일터에서 사역하시는 이다니엘 목사님의 [복음, 시장 한복판에 서다]입니다.

저자 이다니엘 목사님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계십니다. 한동대를 졸업하고, 신학을 한 이후 기업의 팀장으로 일하셨습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IBA 사무총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 참고로 IBA는 (International BAM Alliance) 약자로 비즈니스 세계 속 선교적 삶을 살고자 하는 청년 BAMer들의 모임입니다. 일단 저자가 목사라는 점과 저자가 일터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일과 신앙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지점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이 복음과 일에 대해 하는 말이라면 주목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책 속살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체 7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Chapter 1. 복음을 아는 자: 비즈니스 세계 한복판에서

Chapter 2. 복음을 아는 자: 하나님 나라의 현재를 살다

Chapter 3. 복음을 아는 자: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다

Chapter 4. 복음을 아는 자: 변혁의 영향력을 세상에 발산하다

Chapter 5. 복음을 아는 자: 포용의 성품으로 승부하다

Chapter 6. 복음을 아는 자: 남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다

Chapter 7. 복음을 아는 자: 크리스천 청년 세대를 세우다

목차를 보면 저자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복음을 아는 자가 비즈니스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해 저자의 신학과 경험과 신앙을 담아낸 대답이라고 하겠습니다. 목사로써 비즈니스 세상 한복판에서 어떤 가치로 살아냈는지 그 치열한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수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일터에서 복음을 아는 그리스도인으로 다르게 바르게 살아낸 흔적을 담아놓았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과 일터를 향해 나아갈 그리스도인 청년들이 소그룹으로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면 더 풍성한 통찰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는 당신의 제자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셨습니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정체성입니다. 소금과 빛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예수께서 이 말씀을 주시던 때 소금과 빛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해서 보아야 하지요. 소금도 빛도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금이 녹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고, 기름을 태워 빛을 밝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빛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소금도 빛도 모두 자신을 희생합니다.

다른 하나는 영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소금은 부패를 막습니다. 맛을 내기도 하지요. 빛은 다른 사물을 정확하게 보게 할 뿐 아니라, 따뜻함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영향력'이란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 안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얻은 그리스도인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합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정체성을 주신 후 착한 행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부름을 받은 그리스도인이 선한 삶을 살아야 할 결정적인 이유를 꼽으라면 예수께서 선한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이 책과 연결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그리스도인과 일터가 핵심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 미그리스도인을 막론하고 대다수는 일터에서 유의미한 시간의 대부분을 보냅니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모여 치열하게 살아가는 곳에서 선한 행실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신 원대한 사명이자 비전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 물론 이 시대만 그런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초대교회 당시를 생각하면 더 치열했다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신분 제도가 명확했고, 일터 환경이 지금에 비해 말할 수 없이 더 열악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초기 기독교 시절 예수의 이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그리스도인이 피해를 감수해야 했고, 손해를 당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예수의 뒤를 따르고, 예수 안에서 얻은 정체성을 따라 살아가기란 원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시대 속에서도 바르게 다르게 살아낸 그리스도인들이 있었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적잖은 위로입니다. 나만 겪는 고난과 시련이 아니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되니까요.




[복음, 시장 한복판에 서다]라는 책을 통해 이 다니엘 목사님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던지는 화두는 분명합니다. 가장 먼저는 일터 신학과 신앙은 앞으로 한국 교회에 더욱 깊이 스며들어야 할 주제이며, 더 치열하게 논의되길 바란다는 점입니다. 결국 우리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이며,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고 맛보고 누려야 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며, 그 나라를 확장하는데 참여하도록 부름받은 그리스도의 제자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화두라고 한다면 변혁적인 삶, 남다른 라이프 스타일, 깊고 견고한 성품을 연마하는 복음을 따라 살아가자는 초대입니다. 그것이 결국, 바른 신앙인이 지향해야 할 신앙의 참 모습이며,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거룩한 상상을 품기도 했습니다. 시장 한복판에 서서 복음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라는 질문과 대답으로써의 상상입니다. 단언컨대 우리 사는 세상은 분명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에게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결국 시장 한복판에서 복음을 따라 살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투하는 그리스도인을 통해 하나님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신 시대적 사명이자 원대한 비전을 품고, 시장 한복판을 향해 담대해 걸어가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지길 기대하고 기도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소그룹으로 삼삼오오 진지하게 읽고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고, 힘찬 걸음을 내딛는 마중물로 사용하기에 참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을 앞둔 대학청년, 직장 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병, 직장 생활에 익숙해져서 어쩌면 세속 가치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흡수한 중년의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 느낀 점

  1. 목사의 이중직은 다소 철 지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신앙과 일이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 속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우쳐 준 책입니다.

  2. 신앙과 일에 관해 설교하려고 오래전부터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일터 신학, 일과 영성, 일과 신앙 관련 책을 적극적으로 읽고 공부한 후 제대로 도전해야겠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3. 그리스도인은 세상 등지거나 세상에서 벗어나거나, 무관심하게 살아가도록 부름받은 존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세상에 참여하고, 소통하고, 그 안에서 복음을 따라 살아가야 할 존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왕 같은 제사장이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와 그 의미를 조금 더 적실하게 전하고 나누고 가르치고 선포해서 복음 들고 시장 한복판에 설 수 있는 그리스도인을 양육하는 데 힘써야겠습니다. 먼저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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