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다른 남자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한 남자가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뺑소니차에 치여
하늘로 솟구쳐 오른 장루이 마르탱은
하늘로 솟구쳐 오른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장면을
아주 자세히 아주 느리게 목격합니다.
섬광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이토록 자세하고 느리고 목격하다니
엄청난 사고를 당할 때
살아온 세월이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루이 마르탱은 끔찍한 사고 후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겨우 목숨을 건졌다는 말이 보여주듯
그는 눈 하나만 깜빡일 수 있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신세로 전락하고 맙니다.
전문용어로는 LIS에 빠졌습니다.
록트 인 신드롬(Locked-in Syndrome)은
환자가 자기 안에 감금되어 버린 듯한
상태가 되는 증후군입니다.
뇌는 여전히 기능하지만
신경 계통의 여타 부분이
더는 뇌에 응답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장루이 마르탱은
자신에 대해 엄청난 연민을 느낄 뿐 아니라
병실에 누운 채
시각과 청각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이는 장루이 마르탱을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