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를 멈춰 세운 사건사고가, 불어닥친 재앙 수준의 일들이 낭비되지 않았던 것은 그 멈춤을 원망하지 않고, 멈춤의 시간에 자신을 탓하거나 타인에게 손가락질하지 않은 저자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멈춤의 시간을 자신의 언어로 새롭게 재해석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멈춤을 재해석하는 저자의 사고의 근력은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저자가 스승으로 모신 구본형 씨를 비롯한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사람들과 직장에서 만난 동료를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면서 살아온 시간,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일들과 우연한 만남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소중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속도가 생명인 것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멈추어 서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언어로 담아낸 시간이 켜켜이 쌓이고 쌓이면서 생긴 사고의 근력이자 마음의 힘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입니다. 빠른 것이 능력이자 힘으로 추앙받는 시대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빠름은 곧 미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전혀 다른 가치로 사는 사람의 이야기라면 한 번은 멈추어 서서 주목해서 보고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멈추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고, 멈추어 서서 자세히 오래 보아야 발견할 수 있은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 더운 여름 잠깐 멈추어 서서 [멈춤의 재발견] 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그간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놓치고 살았던 여유를 회복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가족과 이웃을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무엇보다 자신을 아끼며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승욱의 [멈춤의 재발견]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