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에게 말을 걸다 - 행복을 그린다면 무슨 색깔일까?
강석태 지음, 강석태 외 그림 / 비비투(VIVI2)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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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그린다면 무슨 색깔일까? 책 겉지에 선명하게 기록된 문장입니다. 저자가 던진 질문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행복의 색깔이 무엇인지 상상해 보았습니다. 핑크색일까? 하늘색일까? 초록색 계열은 아닐까? 그러다 문득 행복의 색깔을 저마다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누구나 저마다의 언어와 도구로 자기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니 당연히 자기만의 색깔로 행복을 그릴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겉지에서 한방 크게 얻은 맞은 뒤 강석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감을 안고 책을 열었습니다.








강석태, 강하린, 이은경 세 가족의 제주 살이와 그 안에 촘촘하게 엮인 이야기, 그 이야기를 자신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그림으로 담아낸 기막히게 따뜻한 책입니다.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 챕터마다 흩뿌려놓은 그림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는지. 하린이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저 어린 나이에 자신의 눈으로 담은 세상을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저 본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하린이가 경험하고 느낀 세상을 하린이의 마음으로 재해석하고 하린이의 손끝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그것도 기막힌 작품으로 말이죠. 아빠 엄마로부터 재능을 이어받은 하린이가 부러웠습니다. 이대로 잘 자라주어서 한국을 빛낼 화가로 성장하길 응원하는 마음도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강석태 작가와 이은경 작가의 인생을 담아낸 문장이 차규선 작가의 손끝에서 흘러나왔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마음 넉넉한 차 작가님이 하린이에게 보낸 선물과 편지에 담긴 글이 그것입니다.


하린아?

인생이 파란만장하지 않으면

그거는 인생이 아이다.

파란만장하게 살아라


(어린 왕자에게 말을 걸다, 159p)



어린 하린이에게 들려줄 이야기치고는 조금은 심오하고 철학적이지만, 어린이 작가 하린이는 충분히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해 낼 것 같습니다. 강 작가님 부부에겐 더 말할 것도 없는 위로와 공감의 언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에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나만의 착각인지 정말 그런 것인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입니다. 어린 왕자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아온 강석태 작가의 글, 시선, 마음이 오롯이 전해진다는 것과 행복하면서도 이상하게도 마음 한곳이 아련하다는 점입니다.


강석태 작가는 세 명의 가족의 행복의 색깔을 찾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 주변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어린 왕자와 오랜 동거를 이어오는 강 작가님은 인생의 질고를 아는 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냥 동화 같은 행복이 아니라 인생의 아픔과 질고, 무게를 다 담고 있는 행복이 아닐까? 그래서 행복하지만 어딘지 아련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연히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지금 나의 상황에서 이 책을 투영해서 본 것인지 강 작가님이 이런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고, 다른 분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답답하고 마음 무겁게 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꿈을 꾸어야겠지요. 소소한 것에서 기쁨을 찾고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어른의 시선에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다시 보고, 어린 왕자와 다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어린 왕자에게 말을 걸다]를 읽고 감상하는 것도 이 텁텁한 시대를 살아내는데 힘과 지혜를 주고, 여유를 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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