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에게 가는 따뜻한 속도 - 삶에서 실천하는 교육 이야기
김병재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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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선생님도 있었어요."

[너희들에게 가는 따뜻한 속도]라는 책

138쪽에 있는 심장을 때리는 문장입니다.

가슴 아픈 말이지만 학창 시절을 지나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나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아도 똑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선생님이 계셨으니까요.

저 문장에서 중요한 한 글자가 있습니다. "도"입니다. 믿을 수 없는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이 말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심장을 울리는 아름다운 문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믿을 수 있는 선생님도 있었어요"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이 아름다운 문장을 쏟아내게 만드시는

선생님이 계셨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아도 언제든지 믿을 수 있는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기회가 되면 찾아뵙고 싶은 선생님,

우연히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믿을 수 있는 선생님이 가진 특징?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뜻함', '사랑', '열정'입니다.

[너희들에게 가는 따뜻한 속도]를 읽으면서

일면식도 없는 김병재 선생님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김병재 선생님"으로 검색해 보기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김병재 선생님의

사진과 기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멋진 서평과 책 소개까지 말이죠.




책이 독특(?) 했습니다.

김병재 선생님이 그간 만났고 가르쳤고 배움을 받았던

학생들에게 꾹꾹 눌러 담아 쓴 편지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실화지? 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습니다.

선생님으로부터 마음 꾹꾹 눌러 담은 편지를

받은 학생이 있다는 뜻이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에게 편지를 쓰는

선생님이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아쉽다고 해야 할지, 안타깝다고 해야 할지, 부럽다고 해야 할지,

나는 스승의 날 때 편지를 써서 드린 적은 있지만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아 본 적은 없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이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병재 선생님을 만난 학생은

진짜 대단한 경험의 소유자라고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더 부러운 것은 김병재 선생님이 가진

교육철학과 학생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마음,

책 제목처럼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포근한 속도입니다.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제 곧 수능입니다.

김병재 선생님이 이 시즌이면 뉴스도 보지 않고

어지간해서는 tv도 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가슴 아픈 이야기가 한 해도 건너뛰지 않아서.

수능,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

점수 하나로 등급이 매겨지는 이 처참한 현실을 생각하면

도대체 이런 세상을 만들어 놓은 어른들,

그러면서도 바꿀 의지조차 없어 보이는

어른들이 괴물처럼 보입니다.

어느새 나 역시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나이만 많다고 어른은 아니겠지요.

이 나라의 어른이 정말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서

우리 자녀들이 세상을 다르게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 좋겠습니다.

점수 하나로 등급을 매기는 세상이 아니라

저마다의 다름을 존중하고 저마다의 가치로 살아내고

그렇게 사는 사람을 향해 손뼉 쳐줄 수 있는

그런 세상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나는 목사입니다.

가르친다는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교사라고 해도 이상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맘을 찔렀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내가 가르치는 청년들

나와 오랜 시간 함께 부대끼는 저들에게

마음 꾹꾹 눌러 담아 편지 한 통씩 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며칠 전 나의 아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식처럼 사랑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아요"

목사 남편을 두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마음을 품는 아내가 존경스러웠습니다.

부끄럽기도 했고, 장가 잘 갔다는 생각까지 말이죠.

김병재 선생님의 [너희들에게 가는 따뜻한 속도]

다른 사람에게 어떤 속도로 다가가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었을 뿐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삶이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삶인지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언어로 따뜻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알려준 책이었습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선생님과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는 자녀를 둔 부모님이 함께 읽으며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고 꿈꾸면 좋겠습니다.

작은 일부터 실천하면 더없이 좋을 테고요.

따뜻한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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