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리와 밤의 형제단 비룡소 걸작선 62
B. B. 올스턴 지음, 고드윈 아크판 그림, 김경희 옮김 / 비룡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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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무조건 영화로 나와야 해"




B. B. 올스턴의 소설 [아마리와 밤의 형제단]을 읽는 내내 수없이 내뱉은 말입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볼륨이 상당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이걸 언제 다 읽지? 읽어야 할 책도 많은데 어쩌지? 상당한 부피감 때문에 차일피일 독서를 미루었습니다. 이 얼마나 무지하고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책을 펼치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과장하지 않고 진짜로 너무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문장 문장을 읽을 때마다 머릿속으로 등장인물의 모습과 얼굴 표정과 눈빛이 자동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책을 읽다 말고 다시 표지와 띠지를 보았습니다. 띠지에 선명하게 새겨진 글자가 눈과 마음에 콕 박혔습니다. "뉴욕타임스 30주간 베스트셀러" "전 세계 27개국 번역 출간" 맞아. 당연한 일이야. 더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어야 하고, 더 많은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앞섰습니다.



바로 그 옆에 저의 생각을 읽은 듯한 소개가 무엇보다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화 확정" 그래야지. 당연히지. 이 이야기는 무조건 영화로 나와야 해! 제발 훌륭한 감독과 음악감독을 만나길, 좋은 목소리 배우를 섭외하길 바라고 바랄 따름입니다.









아마리는 흑인 소녀입니다. 학교에서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는 소녀입니다. 가정 형편은 어렵고, 믿고 의지하고 따르던 오빠는 행방불명이 되어버려 속을 태우는 소녀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행불자가 되어버린 오빠로부터 소포가 도착합니다. 오빠가 살아 있다는 증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빠는 아마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빠의 추천서를 받고, 오빠가 전해준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누군가를 만나러 간 아미리. 놀랍게도 거기서 아마리는 자신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처음엔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 오빠가 참여했던 여름 캠프에 참여하지요. 이 캠프에 참석하는 것은 누구보다 엄마가 찬성하는 일이었습니다. 오빠가 이 캠프에 참석한 이후 삶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고,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거듭났으니까요. 엄마가 아마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지요.



그곳에서 아마리는 적대적인 친구들에게 휩싸입니다. 그것도 아마리가 가진 남다른 재능(?) 때문입니다. 마법사를 적대시하는 세상에서 마법사의 능력을 이어받은 가난한 집안의 흑인 소녀라면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노릇이겠지요. 현실 세계에서도 아마리가 만난 또 다른 세상에서도 아마리는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 자신을 향한 불신과 의심의 눈초리, 미움과 시기와 질투와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걷어치울 수 있을까요?









위험천만한 캠프와 초자연적인 세상이지만 아마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아마리에 편에 서서 아마리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납니다.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버려진 것 같아도 어디엔가 차별과 편견의 시선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과 부드러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렵고 외롭고 고독한 순간을 만나면 누구라도 자신은 혼자라고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코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알려줍니다. 힘든 순간을 만날 때에라도 결코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 주변엔 우리의 손을 잡아줄 좋은 친구와 이웃이 있으니까요. 아직 그들을 만나지 못했을 따름이니까요.



아마리가 차별과 편견, 대단한 도전과 어려운 길을 걸어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가족입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 오빠와 엄마를 향한 사랑과 아마리를 향한 엄마와 오빠의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 포기 하고 싶은 순간을 만나지만, 사람들로부터 오해와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받고 시달리지만 그 모든 시간을 이길 수 있는 힘은 가족이었습니다.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의 사랑하는 가족을 더 사랑하고 예의를 갖추고 대해야 할 뿐 아니라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드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얼마나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우어 주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작가 B. B. 올스턴이 이 이야기를 쓴 배경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올스턴이 흑인이거든요. 아마도 올스턴은 자라면서 상당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겪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을 테고, 오해를 받았던 때도 수없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짧은 미국 생활이었지만 소수민족으로 사는 일이 무엇인지, 유색인종으로 사는 삶이 무엇인지 알만큼은 경험했거든요.



더 웃긴 것은 같은 유색인종 간에도 차별과 편견과 오해가 있다는 것! 참 우스꽝스러운 일이지만 엄연히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지요. 멀리 갈 것이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주민 노동자가 많습니다. 국제결혼(달리 표현할 적합한 언어가 없어서, 언어의 결핍입니다)으로 우리나라에 이주하신 여성도 많습니다. 그 사이에 태어난 조금은 외모가 다른 자녀도 많지요. 이주민 노동자와 국제결혼으로 이주하신 여성과 그 자녀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정말 아무 편견과 차별 없이 그들을 바라보고 대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아마리와 밤의 형제단은 모험과 우정, 사랑과 용기로 가득한 소설입니다.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삶을 향해 함께 걷자고 초대하는 소설로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세상, 외부적인 요인으로 등급을 매기고 순서를 매기는 세상을 향해 함께 맞서자는 초대장처럼 다가왔습니다.



많은 청소년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도 읽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빨리 영화로 태어나 전 세계 흩어져 살아가는 사람이 함께 보면 좋겠습니다. 재밌을 테니까요. 재미와 감동과 흥미뿐 아니라 인류가 맞서 싸우면서 지켜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알려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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