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백대승 지음, 조지 오웰 원작, 김욱동 해설 / 아름드리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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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동물 농장은 동물 농장인데

내가 생각했던 동물 농장이 아니네요!"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 책을 받고 난 후 아들과 딸이 동시에 뱉은 말입니다. 아들과 딸은 신동엽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동물농장]을 생각하고 있었지 뭐예요. 저는 당연히 조지 오웰을 동물 농장 책이 온다고 알려줬었는데... (그랬겠지? 조지 오웰이란 이름을 붙였을 것이야. 아들과 딸이 못 들었을 뿐이었다고!)


이렇게 우리 가족은 조지 오웰의 명저 동물 농장을 그래픽 노블 버전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 농장을 읽었어요. 단지 읽은 정도가 아니라 조지 오웰이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더라고요. 책의 흐름을 알고 있었던 아들은 더욱 몰입감 넘치게 이 책을 읽었습니다. 딸은 아직 동물 농장을 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지만 그래픽 노블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받자마자 집중력 있게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나중에 소설 동물 농장을 다시 읽어보길 기대 기대)





표지 아래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글씨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에서도 나오는 명대사이자 시대상을 핀셋으로 꼬집듯 정확하게 꼬집은 명문장이지요.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그래픽 노블에서도 이 문장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당나귀 할아버지의 시선에서 이 말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도 선명하게 밝혀주었고요. 원작에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지만 그래픽 노블에서는 무게감을 살려 담은 문장도 있습니다. 

동물들은 뒤엉켜 싸우는 저들을 보며

누가 동물이고 누가 인간인지 헤아릴 수 없었다.

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220p.




조지 오웰의 소설을 읽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그래픽 노블로 읽어보니 마음에 더 와닿았습니다. 그림이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대상을 꼬집을 뿐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의 민낯을 고발하듯 보여주는 그래픽 노블을 보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고요. 


시키는 대로, 힘 있는 누군가가 말하는 대로 살아가는 것, 그래서 별생각 없이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문득 세월호 사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무고하게 희생당한 단원고 학생을 가볍게 여기려는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단면적인 이야기지만 세월호 사건 때 희생당한 아이들 대부분은 너무나 착해서 시키는 대로 따랐던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질문하고,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교육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시키는 대로 하게 만들고, 그렇게 강요하고 시키는 대로 따르는 사람을 모범적인 학생상으로 제시하는...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무언가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은 저만의 시선이 아니길... 






 



정치와 경제, 문화,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과 그저 뉴스로 사건과 사고를 접하는 민초 사이의 간극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전 [Don't Look Up - 돈 룩 업]이란 제목의 영화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지구 환경이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되고 공멸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 타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 수많은 지표가 분명하게 말하고 보여주지만 듣지 못하게 하고, 보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 이 문제를 정치 문제로 끌고 와서 자신의 권력을 붙들기에 여념 없는 사람들, 경제논리에 함몰되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 그들의 속임수에 놀아나는(?) 민중들... 현대판 동물 농장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요점은 명백합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읽었다면, 그래픽 노블을 읽었다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저 시키는 대로, 강요하는 대로 세뇌된 채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 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용기와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수 있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한 요즘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녀와 함께 읽어보시면 더 좋을 책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는 세상을 톺아보고,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새롭게 이해하게 하고, 세상을 다시 주목하게 만드는 책 [동물 농장 - 그래픽 노블]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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