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9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한상남 옮김, 찰스 산토레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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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가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찰스 산토레의 그림과 함께 말이에요. 책을 받아든 순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찰스 산토레의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은 인어공주 이야기의 방향과 결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려주었습니다. 그림책은 글은 말할 것 없고 그림이 독자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법이지요. 앞표지에서부터 뒤표지는 이 가슴 시리게 아픈 동화의 분위기를 오롯이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책의 속살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하지만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꽃피우고 열매 맺을 수 없는 인어공주와 왕자님의 이야기를 감지하게 만들어 줍니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읽을 때면 종종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책은 과연 어린이를 위한 책일까? 아니면 어른을 위한 이야기일까? 이 이야기를 통해 안데르센이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공부가 필요한 지점이지요.


인어공주는 안데르센의 이름을 단박에 드높여준 작품입니다. 슬라브 신화에 나오는 루살카 전설과 푸케의 운디네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안데르센이 짝사랑했던 에드워드 콜린의 결혼 소식을 듣고 깊은 상실감에 빠져 집필한 동화기도 합니다. 책 전체 분위기가 왜 무겁고 우울한지, 왜 인어공주가 말을 하지 못해 자기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책을 받자마자 딸아이가 먼저 읽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공주 이야기니까요. 딸 유은이는 그림이 조금은 무섭고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책의 분위기가, 이야기의 내용이, 안데르센의 마음이 그림에 오롯이 담겨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찰스 산토레가 안데르센을 정확하게 이해했고 그것을 그림으로 멋지게 담아냈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죠.


딸이 읽은 후 저도 읽었습니다. 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과 분위기가 절절하고 마음 아팠습니다. 안데르센의 마음을 엿보는 기분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 부둥켜안아야 할 때가 많고, 눈물을 삼키고 한숨을 내뱉는 때가 많지요. 어쩌면 이것이 우리 삶의 한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안데르센도 그런 삶을 살았고, 거짓 없이 담아낸 인어공주 이야기로 살면서 꽃길만 걸을 수는 없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들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고전이니만큼 아들딸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같이 읽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정말 제대로 된 인어공주 이야기를 만난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어린이 작가정신에서 참 좋은 책을 출간해 주어서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동화라는 이름에 어색한 듯한 무거운 리뷰지만 어쩌면 인어공주에 어울리는 리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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