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속살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하지만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꽃피우고 열매 맺을 수 없는 인어공주와 왕자님의 이야기를 감지하게 만들어 줍니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읽을 때면 종종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책은 과연 어린이를 위한 책일까? 아니면 어른을 위한 이야기일까? 이 이야기를 통해 안데르센이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공부가 필요한 지점이지요.
인어공주는 안데르센의 이름을 단박에 드높여준 작품입니다. 슬라브 신화에 나오는 루살카 전설과 푸케의 운디네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안데르센이 짝사랑했던 에드워드 콜린의 결혼 소식을 듣고 깊은 상실감에 빠져 집필한 동화기도 합니다. 책 전체 분위기가 왜 무겁고 우울한지, 왜 인어공주가 말을 하지 못해 자기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