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작가 나오미와 제임스가 둘째 아들과 함께 [블루 플래닛 2]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보다가 시작했습니다. 둘째가 글쎄 물고기와 플라스틱을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바다에 사는 생물들도 플라스틱과 다른 것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 결과 그물에 걸리기도 하고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고 집어삼켜 병들고 다치고 심지어 생명을 잃습니다.
매해 1200만 톤 가량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고 합니다. 1분마다 쓰레기차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을 바다에 쏟아 버리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나 무책임한 태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이 일에 예외가 아니라는 것도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얼마 전 휴가 때 고향 통영에 다녀왔습니다. 고향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안타깝게도 여기저기 플라스틱 쓰레기와 부표 조각이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통영 환경 연합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작은형과 가족은 마을 사람과 함께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바닷가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줍고, 인근 섬으로 가서도 쓰레기를 수거해 옵니다. 형과 마을 사람의 수고로 바다가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사라져버렸던 잘피 군락이 다시 생겨났고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멉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야 하고, 누군가 버린 쓰레기를 주워야 합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도 줄여야 합니다. 개인의 노력과 지역과 단체와 기업과 정치인이 함께 손을 맞잡을 때 비로소 바다가 조금씩 더 깨끗해지고 바다 생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입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있을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