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할 일은 없고 심심한 주인공이 나옵니다. 심심한 주인공은 포도를 한 송이 들고 원두막으로 갑니다. "포도나 먹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에요. 바로 그때부터 심심타파. 포도 한 알을 입에 넣는 순간부터 심심한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상상의 나래를 활짝 폅니다. 포도, 파도, 페도, 포포포포포포포 도도도도도도도, 나도 먹고 거미도 한 알 훔쳐 먹고, 날아가던 벌도 포도 한 알을 들고 갑니다.
이 맛있는 포도 나 혼자 먹기 아까워 태양에게도 한 알 던져줍니다. 청포도를 던졌는데 태양에게 맞고 튕겨 나온 포도는 잘 익은 보라색 포도로 바뀌었습니다. 구름도 포도를 먹고 보랏빛 구름으로 변신. 포도 즙을 시원하게 흩뿌려줍니다. 온 세상이 포도 즙으로 가득 차오를 때까지. 그곳에서 수영도 하고, 포도 즙도 마시고. 그야말로 일석이조. 커다란 포도즙 파도까지 일어서 더욱 신나는 포도 상상. 결국 주인공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운 포도 즙을 쪽쪽 빨아 마셔서 다시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포도 한 송이로 이렇게나 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으니 한 송이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요? 한 송이 더 먹으면서 더 큰 상상, 더 멋지고 재미있고 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도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