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그림책 읽기의 힘
정희정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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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단한 게 아니라

책이 대단한 거야."

나카야 미와의 [도토리 마을의 서점]에 나온 글귀입니다. 책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책을 가까이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아내와 아이들 때문에 나도 도토리 마을 시리즈를 여러 권 읽었습니다. 그때마다 그림이 따뜻하고 마음에 울림을 준다는 사실을 경험했습니다. 

아내가 그림책 지도사여서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그림책을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거실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그림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습니다. 한때는 아이들과 그림책 제목 맞추기를 하고 놀았으니 우리 가족의 그림책 사랑은 유난하다고 말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 게임을 하지 않지만... 


그림책을 사랑하는 아내 덕분에 나도 그림책에 관심을 더 갖게 되었습니다.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도 해보고, 그림책으로 예배도 드려보았습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면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실감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런 우리 가족을 응원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하루 10분 그림책 읽기의 힘]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이 책은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는 정희정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모든 내용이 그림책과 관련한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녹여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자녀 양육에 헌신한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서 어느새 나도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꾸준하게 그림책으로 자녀를 양육했어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피어올랐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그림책을 읽기는 늦은 때는 없다는 저자의 말에 위로와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한동안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준 적도 있었습니다. 좀 더 자주, 좀 더 많은 책을 읽어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읽어주었다는 기억은 분명합니다. 아이들도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지만 지나친 욕심일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꼭 기억해 주길 ^^;;). 잠자리에 들 때 그림책을 읽어주라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13살 10살이 된 아들딸이 잠자리에 들 때면 어김없이 팔다리와 등을 주물러 줍니다. 요즘은 각종 퀴즈를 내기도 하고, 나의 옛날이야기나 자신들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그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때로는 힘들기도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조금 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또다시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책의 내부를 조금 엿보여 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아이에게 어떤 그림책을 읽어줘야 할까?라는 주제로 저자의 경험과 지혜를 담은 챕터입니다. 책에 관심 없는 아니는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챕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2장은 그림책 읽기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주제로 그림책 읽기에 관한 지혜와 지식을 제공하는 챕터입니다. 그림책에 얼마나 놀라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아내를 통해 듣고 배우면서 깜짝 놀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표지에서부터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색깔과 표정, 그림 하나하나에도 상당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로는 그림책을 가볍게 대하는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기본적인 공부를 통해 그림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꼭 읽어보아야 할 챕터라 생각합니다. 



3장은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은 따로 있다입니다. 저의 짧은 경험이지만 그림책이라도 다 같은 그림책이 아니며, 누군가의 추천을 받았다고 해서 내 자녀가 좋아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마다 좋아하는 책이 다릅니다. 어른도 독서 취향이 다르듯 아이들의 그림책 취향도 저마다 다르고 다양합니다. 물론 공통점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은 어떤 이유로든지 재밌다는 점입니다. 자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자녀의 그림책 취향(?)을 찾아내고 존중하는 즐거움도 누려보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4장은 그림책 잘 읽어주는 8가지 방법입니다. 저는 온갖 목소리 변조를 통해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아니면 약간의 과장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머 코드를 첨가해서 읽어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그 시간을 기다렸다는 것은 절대로 안 비밀입니다. 저자의 8가지 지혜를 잘 배워서 자신과 자녀에게 맞게 적용해 보실 수 있는 챕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5장은 나는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입니다. 이 챕터 제목에 동의하지 않고 공감하지 않는 부모님은 많지 않으리라 짐작합니다. 저도 저의 자녀가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랍니다. 참 고맙게도 채 2년이 지나기도 전에 아들과 딸은 각각 천 권이 넘는 책을 읽었습니다. 정확한 권수가 떠오르지 않지만 지금대로라면 올해가 가기 전에 2,000권에 가까이 가지 않을까? 그림책 좋아하는 딸은 충분히 돌파하지 않을까 ㅇ예상합니다. 아들의 독서량과 독서 속도 역시 후덜덜한 수준이고요. 참 고맙고 자랑스러운 대목이라서 오지랖 넓게 자랑질 한 번 해보았습니다. 





그림책은 쉽습니다. 그림책은 아름답습니다. 그림책은 따뜻합니다. 무엇보다 그림책은 놀라운 지혜로 가득합니다. 어쭙잖게 들릴 수 있지만 나는 그림책이야말로 어른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늘 생각하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사는 시대는 마음을 사막처럼 만들 뿐 아니라 빛의 속도로 인간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시대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시대 속에서 마음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들고 인간성을 회복하고 함양하는데 그림책만큼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 이유 때문에 나부터 그림책을 다시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다르지 않을 테고요. 


좋은 그림책은 나이 많은 어르신에게도 좋습니다. 지나간 삶을 기억하게 만들고 어르신들이 가진 삶의 지혜를 끄집어 낼 뿐 아니라 삶 자체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이상하고 어색할 수 있지만 연세 지긋한 노인에게 그림책을 읽어드리고 그분들의 삶의 지혜에 귀 기울어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싱싱하게 자라는 어린아이들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좋은 그림책은 우리 자녀의 상상력과 창의력 감수성의 날개를 활짝 펼치게 만들어 줄 테니까요. 


하루 10분 그림책을 읽으며 상상력과 창의력, 감수성을 키워가고, 삶의 지혜를 배우면 어떨까요? 이 낯설고 당혹스러운 세상에서 인간성을 회복해 나가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가보시면 어떨까요? [하루 10분 그림책 읽기의 힘]을 읽으면서 그림책에 대한 생각을 확장해 가고 다듬어 가며 그림책을 가까이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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