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
야마사키 케이치 지음, 이유라 옮김 / 로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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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큰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대단한 인물이 아니어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뭐 그렇게 대단한 삶이 아니어도 주어진 삶에 최선을 쏟고, 자신을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사랑받는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주변 사람에게 기억되는 사람, 떠나고 난 후 아쉬움이 남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꿈꾸지도 못하고 꿈꾸어서도 안 될 지나친 욕심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떠난 자리가 아쉬운 사람으로 가득한 세상이라면 그곳이 곧 천국과 같은 곳일 테니까요.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사람의 면면을 살펴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대단히 아쉽고 안타까운 사람, 차라리 나지 않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인물도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세계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역사를 공부하는 것과 같은 효과와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서 배우고 지혜를 얻어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조금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농축하고 압축한 이야기라면 더더욱 효과적인 역사 공부와 인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에게 농축된 지혜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이 바로 그런 부류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인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습니다. 역사 속 인물의 업적을 살펴보고 그 업적을 통해 세계사를 꿰뚫어가는 방식입니다. 공감할 수 있고, 배경을 알 수 있으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의 접점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기술했습니다. 흥미로울 뿐 아니라 인물과 시대, 역사 속에 남긴 의미를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구성을 보면 더욱 흥미를 사로잡습니다.


1장은 유럽(고대~중세) 인물입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정치가 솔론에서부터 포르투갈의 왕자 엔히크까지 주목할 만한 인물을 선별했습니다. 재밌기도 하고 의아한 지점은 '예수'가 여기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엄연히 중동에 포함되어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유럽 최대 종교인 기독교의 창시자라는 점을 부각시켜 예수를 유럽 역사에 포함시킨 것 같습니다. 사실 조금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2장은 중동(고대~오스만제국)입니다. 중동의 역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고, 그 인물이 함무라비, 다윗, 무함마드 등 굵고 매력적인 이름이라는 데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3장은 인도(고대~무굴제국)입니다. 세계사 하면 지나칠 정도로 유럽과 중국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지요.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이 책이 얼마나 포괄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불교 창시자 싯다르타에서 무굴 제국의 제6대 황제 아우랑제브를 만날 수 있는 챕터입니다. 4장은 중국(고대~청 왕조)입니다. 기나긴 역사를 가진 만큼 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춘추시대 진나라의 왕 진 문공에서부터 청나라 제6대 황제 건륭제까지의 길고 긴 역사를 한눈에 쏙 담아낼 수 있는 챕터입니다.




5장은 "하나 되는 세계"라는 제목 아래 말 그대로 역사 속 인물을 통해 하나 되는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챕터입니다. 포르투갈 여행가 바르톨로메우 디아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칼뱅, 엘리자베스 1세, 표트르 1세 등 익숙한 이름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챕터입니다. 6장은 혁명의 시대를 살아간 인물 이야기입니다. 영국 산업 혁명 시대의 기술자 존 케이, 하그리브스, 아크라이트, 카트라이트에서부터 워싱턴, 제퍼슨, 나폴레옹, 링컨 등 굵직 굵직한 인물의 업적을 통해 세계사를 엿보고 지혜를 얻게 하는 챕터입니다.


7장은 제국주의와 세계 대전입니다. 많이 아픈 인류 역사의 한 장면과 그 속에 얽힌 사람을 만나는 챕터입니다. 영국 정치가 세실 로즈, 시어도어 루즈벨트, 히틀러, 무솔리니, 처칠, 드골 등 익숙하고도 아픈 이름을 만나는 챕터입니다. 8장은 근대 중동과 인도입니다. 무함마드 알리에서 이스라엘 수상 라빈까지 조금은 멀게 느낀 인물들을 가깝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챕터입니다. 제9장은 근대 중국입니다. 청나라 정치가 임칙서, 쑨원, 청나라 제12대 황제 푸이까지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의 인물과 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 10장은 현대 세계입니다. 미국 33대 대통령 트루먼으로부터 시작해서 마셜, 아이젠하워, 스탈린, 케네디, 카스트로, 마틴 루터 킹, 폴 포트, 마오쩌뚱, 덩샤오핑까지. 가까운 역사여서 더 자세히 보고 싶은 인물과 이야기가 가득한 챕터입니다.







역사 속에서 자신만의 사상과 업적으로 발자취를 남긴 사람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핵심만 간단히 담아 놓아서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대별 지리별로 잘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인물이나 좀 더 알고 싶은 인물, 또는 시대나 나라별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양질의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편집되어 있어서 접근이 쉽고 부담도 적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자녀 책상에 슬그머니 올려두어도 좋을 것 같고, 잠깐 짬을 내서 관심 있는 인물이나 시대 또는 나라별로 인물을 탐구하고 그들의 업적과 시대와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번에 다 읽지 않아도 되고, 곁에 두고 틈날 때마다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역사 속 인물을 보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삶의 지혜와 방향을 조금씩 조율해 볼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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