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중세 유럽을 만나다 - 십자군 유적지 여행 여행자의 시선 1
임영호 지음 / 컬처룩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8년과 2019년 지중해를 보았을 뿐 아니라 발을 담그기도 했습니다. 지중해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렘과 기대감이 있었던 나에게 지중해를 목격하고 지중해에 몸을 던졌던 기억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유럽 몇몇 나라를 돌아보면서 십자군의 흔적을 보기도 했고, 찬란했던 로마의 흔적도 손에 잡을듯한 거리에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스페인과 모로코에서는 오스만 제국(1299~1922)의 역사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중세 역사를 대면하면서 신비롭기도 했고 어딘가 모를 아픔도 동시에 맛보았습니다. 이런 저에게 [지중해에서 중세 유럽을 만나다: 십자군 유적지 여행]은 더 특별한 책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자 임영호는 이 책을 크게 세 챕터로 구성했습니다. 추측건대 한 번에 다 담아내기엔 분량이 너무 많았을 것 같고, 시리즈처럼 담아내고 싶은 의도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았습니다. 첫 챕터는 성지 순례와 관광지 요르단을 두 번째 챕터에서는 잃어버린 성지와 기사단의 최후를 볼 수 있는 로도스, 보드룸, 몰타를 세 번째 챕터에서는 "십자군, 영혼을 고향으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이스라엘을 담았습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임영호는 마치 여행 작가라고 불러야 할 만큼 깊은 시선으로 십자군 유적지를 탐방했습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마치 내가 요르단, 로도스, 보드룸, 몰타, 그리고 이스라엘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곤 했습니다.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동시에 기분 좋은 상상이라고 불러도 얼마든지 좋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멋진 사진과 친절한 설명으로 상상하게 만든 요르단은 페트라 때문에 꼭 한 번 눈에 담고 싶고 밟아 보고 싶은 장소입니다. 그 챕터를 얼마나 자세하게 읽으며 상상했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목사로서 꼭 한 번 찾아보고 싶고, 여러 장소를 눈과 마음에 담고 싶은 나라입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인류 역사의 보고이기도 하거니와 다양한 이해와 갈등으로 점철된 곳이어서 역사나 인류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신앙의 여부와 상관없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나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사진이었습니다. 요르단과 로도스, 보드룸, 몰타, 그리고 이스라엘의 풍광을 곳곳에 담아두어서 책 읽기가 너무 편했습니다. 상상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한 글에는 꼭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서 상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색적인 풍경과 감탄이 절로 쏟아져 나오는 절경을 볼 때면 나도 꼭 한 번 이곳을 찾고 싶고 밟고 싶고 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이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긴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습니다. 책으로 담아낸 이야기보다 훨씬 더 풍성한 이야기가 있다는 의미겠지요. 책을 읽는 동안 작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얼마나 더 생생할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 특별히 중세 역사나 지중해 인근 지역에 관심 있는 독자를 모아 북 콘서트를 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가독성이 좋고,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곳곳에 담고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십자군 원정길을 따라다니면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여행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주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결론이라 말할 수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십자군 원정의 흔적 답사를 통해 확인한 것은,

이런저런 이유로 역사적 사건에 연루된 인간의 신념과 편견,

영웅적 행위와 욕망, 실패, 어리석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여행의 경험은 800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유럽과 중동과 겹쳐지면서 현재의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어떻게 보면 십자군에 얽힌 이야기는

오늘의 유럽이라는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과

판박이처럼 느껴질 때도 많았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이 낯선 세상을 대하는 자세가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중해에서 중세 유럽을 만나다] 263p.



중세 유럽 역사, 기독 역사, 십자군 원정 역사, 지중해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필독서로 삼아도 좋을 만큼 잘 쓴 여행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지중해 지역을 탐방해 보고픈 열정을 키우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