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야기해 주세요!"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아들과 딸이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야기에는 몇 가지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성경 이야기, 두 번째는 아빠 군인시절 이야기, 세 번째는 아빠의 옛날이야기. 몇 달 동안 거의 일주일에 4-5회 이상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야기가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성경 이야기는 한 바퀴 더 돌기 시작했고, 군 생활 이야기는 쥐어짜내기 시작했으며, 옛날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이야기로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옛날이야기를 하다 보니 옛날에 살았던 마을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동차 도로가 없었고, 선착장도 지금보다 훨씬 작았고, 바다엔 모래가 더 많았던 때였습니다. 산에는 들짐승이 있었고, 소를 몰고 산으로 올랐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바다에서 놀다가 거의 죽을 뻔한 경험과 배고플 때 남의 밭에서 고구마나 감자를 서리해 구워 먹었던 일과 무와 양파까지 뽑아먹었던 기억이 돋았습니다.
이야기란 대단한 힘을 가진 것 같습니다. 나의 옛날이야기를 하고 들으면서 아들딸과 낄낄대며 웃기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며, 우리도 뭔가를 시도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니 말입니다. 이야기 하나로 세월을 뛰어넘고 공간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연결되는 기분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