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어느 날 딸을 선물로 얻었습니다. 아들과는 사뭇 다른 성장과정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종종 아내는 이런 말을 합니다.
"아들내미와 너무 다르다."
아들과 딸은 달라도 너무 달라서 다르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알지만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는 사실을 아들을 길러보시고 딸을 길러보신 분이라면, 아들딸과 함께 살아가시는 부모님이라면 넘치도록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딸과 같이 살면서 딸바보 아빠가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딸을 바라보는 눈빛부터 다르다고 하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딸에겐 엄마가 꼭 필요합니다. 필요하다는 말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딸은 엄마가 필요합니다. 엄마와 딸, 딸과 엄마만이 서로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점점 더 생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빠들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서운해할 무언가가 아니라 존중해 주어야 할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들과 아빠만의 무언가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시면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무언가는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는 점도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딸과 함께 살고, 딸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아내를 보면서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을 목격하는 것은 특권입니다.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을 잘 담아낸 그림책 [딸에게 엄마가 필요한 이유]라는 그림책을 읽고 보고 느끼면서 엄마의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이 무엇인지 손에 잡아 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