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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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지 말고,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싸우지 마라."


외삼촌 댁 책꽂이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던 빨간색 양장본 책 세 권. 세 권 모두 벽돌처럼 두꺼운 자태를 하고 책장 가운데를 떡하니 지키고 있던 책이 늘 궁금했었습니다.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라 불렀습니다) 저학년이었던 나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두꺼운 책 중 첫 번째 책(책은 상, 중, 하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을 펼쳤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것인지...


조금 읽다가 놓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그렇게 두꺼운 책을 읽을 리가 만무하니까요. 지금도 신기한 것은 그 두꺼운 세 권의 벽돌 책을 독파했다는 겁니다. 중간중간 위기가 있었습니다.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읽기 어려운 활자체여서 종종 위기를 만나곤 했습니다. 나중엔 오기가 발동해서 결국 그 책 세 권을 모두 독파했습니다. 그 책이 바로 삼국지입니다. 세월이 제법 흘렀지만 지금도 그 책을 기억합니다. 나는 동아시아 최고의 고전이 삼국지라고 생각합니다.


오래전 그때를 추억하게 하고, 다시 삼국지를 펼쳐들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 책을 만났습니다. '삼국지 아저씨' 임용한 박사의 [전략 삼국지: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입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장에서 임용한 박사는 삼국지 아저씨라는 별명답게 정사와 소설을 오가며 삼국지 이야기를 숨 가쁘게 들려줍니다. 무릎을 '탁'치면서 이게 정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정사가 아니라 소설 속 장치이지만 왜 그런 장치를 넣었는지, 그 장치가 역사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과 정사를 넘나들며 정사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내고, 이야기 속에서 정사를 담아낸 나관중이란 사람의 역량에 대해서도 탄성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장은 삼국지 영웅들의 전략을 소개합니다. 조조, 유비, 손권, 원소, 공손찬, 여포, 유표, 주유, 제갈량 가후, 손책, 방통, 등애, 조조의 모사들(순욱, 곽가, 정욱, 사마의), 양습, 두기, 만총...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삼국지 영웅이 사용한 전략을 톺아봅니다. 그 급박한 상황에서도 탁월한 전략을 쏟아낸 그들의 지략과 역량에 탄복하며 읽었습니다. 이 챕터를 꼼꼼하게 읽고, 천천히 곱씹어 읽으면서 오늘 우리 사는 세상에 대입하고 적용할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삶의 전략을 얻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세 번째 장은 삼국지에서 찾는 삶의 지혜를 다루었습니다. 삼국지에 등장한 중요한 사자성어와 단어를 톺아보는 장이기도 합니다. 도원결의, 삼고초려, 금낭지계, 계륵, 괄목상대, 악은 악으로 해결할 수 없다. 유비와 간손미 등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를 들려주며 그 말이 가진 의미와 배경을 알려줍니다. 도원결의는 정사에는 없었던 일이지만 유비 관우 장비가 보여준 의리와 서로에 대한 충성심은 실제 도원결의를 뛰어넘는 것도 들려주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는 말은 과장법이지만 과장법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 삼국지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나 많은 등장인물이 아무 의미 없이 등장하거나 사라지는 일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저마다 분명한 자기 역할과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설뿐 아니라 역사 속에서도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로 일정 부분 기여했습니다. 그 농도와 강도에 차이가 있을 따름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담아냈는지, 어떻게 이렇게 치열한 구조로 담아낼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진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국지연의를 쓴 나관중의 능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 놀라운 고전을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건져내 정갈한 언어로 들려준 임용한 박사에게도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삼국지는 남자의 로망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책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라면 분량이 너무 많다는 점이지요. 먼저는 여유롭게 삼국지를 독파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지금처럼 바쁘고 할 일이 많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임용한 박사의 [전략 삼국지: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를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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