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와 꽃붕어 토토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2
다시마 세이조 지음, 황진희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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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라면서 민물장어, 반딧불이, 참개구리, 하늘소,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 많은 생명을 목격했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마을에 도로가 생기고, 커다란 방파제가 생겼습니다. 마을 늪지였던 복중고랑은 세자 트리아 숲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종종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견학을 온다고 합니다.

통영 환경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작은형님과 형수님 또 마을 어르신들의 눈물겨운 헌신과 수고로 바닷물이 점점 깨끗해지고 있습니다. 사라졌던 잘피 숲이 생겨났고, 보호종으로 보호받는 게가 여기저기서 보이기도 합니다. 작은 형님 집에서 반딧불이를 목격하기도 했고, 여러 벌레들도 만나곤 합니다. 여전히 예전만 못한 개체 수와 사라져버린 동식물이 있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큽니다.

지구촌 환경 문제가 심각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 지도자와 경제인들이 우리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더 많이 수고해 주시길 응원하고 부탁드립니다.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살찌우는 문학가도 좋은 책을 지속적으로 보내주셔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의 방향을 새롭게 하는 일에 힘 쏟아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바람을 정확하게 채워준 책을 만났습니다. 한솔수북에서 출간한 그림책 [송이와 꽃 붕어 토토]입니다.




일본에서도 환경 파괴 문제는 심각한 수준인가 봅니다. 아직 일본을 가보지 못했고, 그곳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넘겨짚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책에서도 그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시골이면 작은 연못이나 웅덩이 또는 개울이 있는 법입니다. 일본도 우리나라도 개발이란 대의명분 아래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일어났고,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곳에서 살아가던 생명체는 설자리를 잃어버리거나, 멸종할 수밖에 없고요.

그 마을에 있던 송이는 엄마와 함께 생명체를 보호합니다. 우물을 메워버리기 전에 그곳에서 살아가던 생명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송이는 자주 꽃 붕어 토토를 찾고 다른 생명들과도 교감하고 사랑하며 지내지요. 송이는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동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는 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가르쳐 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꽃 붕어 토토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계절의 변화를 어떻게 느끼는지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꽃 붕어 토토가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자연을 맘껏 즐기는 모습과 먼저 떠나버린 물고기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것도 마음에 콕 박혔습니다.

글을 읽고 그림을 감상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촌은 우리만의 소유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진짜 주인답게 이 땅을 채우고 있는 동물과 식물, 다양한 생명이 자신의 영광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게끔 헌신하고 수고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어느 집이든 진정한 집주인은 자기 집을 깨끗하게 관리할 뿐 아니라 누구나 머물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가꾸어 가는 법이니까요.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려면 제대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청지기일 따름이지요.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하나님이 다스리실 방법을 따라 가꾸고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조물주 앞에 섰을 때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노라 말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꽃 붕어 토토를 비롯한 많고 다양한 생물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세상이라면 꽃 붕어 토토만이 아니라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일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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