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1가지 냄새를 엄선했습니다. 저자가 담고 싶었던 이야기, 함께 나누고 싶었던 냄새, 누구라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냄새를 골라 담아놓았습니다. 어떻게 냄새를 맡아야 하는지, 냄새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인문학적 통찰로 향긋하게 녹여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냄새가 떠오릅니다. 마치 글에서 냄새가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 냄새를 맡았던 장소가 떠오르기도 하고, 냄새와 얽힌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냄새에 관한 이야기는 더 꼼꼼하게 읽어보면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맡아보지 못한 냄새,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관한 이야기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냄새 꼭 맡아보고야 말리라!"라는 일종의 각오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냄새로 누군가를 오해하거나 재단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냄새를 글로 묘사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사람의 언어로 묘사할 수 없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이야기하고 싶을 때 "커피 향을 묘사해 보세요?"라는 질문을 종종 던지곤 합니다. 다들 쩔쩔맵니다. 결국 커피향은 커피향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냄새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낼 때 작가가 얼마나 고심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주드 스튜어트는 놀라운 언어 능력으로 냄새를 담았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마치 향기가 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신중하고 정교한 언어로 냄새를 담아냈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탁월한 언어능력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