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빛내는 탐욕의 원칙
이시다 히사쓰구 지음, 이수경 옮김 / 세개의소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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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이 인생을 빛낼 수 있을까? 생경한 질문처럼 보입니다. 말이 안 되는 말처럼 읽힙니다. 탐욕을 부리면 인생이 망가지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아닐까요? 어떻게 탐욕이 인생을 빛낼 수 있단 말인가요?라는 생각이 먼저 머리를 스칩니다. 저자 이시다 히사쓰구는 자신만의 인생관 세계관으로 전혀 다른 가치와 생각을 주장합니다. 엉뚱해 보이고 낯설어 보이지만 먼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Part 1.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한스 로슬링의 압도적인 통찰을 담아낸 책 Factfulness를 펼친 날이 떠오릅니다. 팩트풀니스에서 한스 로슬링은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 나의 생각이 얼마나 과거에 갇혀 있는지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그가 제시한 문제를 풀어보았는데 침팬지보다 더 낮은 수준의 정답률을 보였습니다. 한스 로슬링은 철저한 통계를 바탕으로 세상이 얼마나 더 좋아지고 있는지 증명했습니다.


한스 로슬링이 제시한 객관적 사실을 검토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그야말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면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저의 경험으로 충분히 공감합니다. 한스 로슬링도 그 이야기를 꺼냅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거나, 굳이 애써 한쪽만 보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길게 한스 로슬링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시다 히사쓰구의 철학, 가치관, 세계관이 정확히 이 지점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이시다 히사쓰구는 세상이 점점 더 좋아질 뿐 아니라 자신의 삶, 우리의 삶 역시 점점 좋아진다고 확신합니다. 괴짜다운 발상으로(이시다 히사쓰구의 글을 처음 읽었지만 이 사람이 얼마나 엉뚱하고 괴짜스러운지는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사람이 점점 나빠진다고 말하는 지점을 찾아내고 조목조목 대답합니다. 그가 건드린 뇌관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젊은이, 어린이 - 요즘 것들 예의가 없다. 옛날보다 일하기 싫어하고 의지박약이다. 생각 능력이 떨어진다.

2. 세상, 환경 - 환경이 파괴되어 살기 힘들다. 저출산으로 젊은 세대 부담이 커졌다. 인구 증가로 가난한 사람이 많아졌다.

3. 정신, 도덕 -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정신이 황폐해졌다. 아이의 잘못을 꾸짖는 어른이 없다. 성도덕이 무너져 세상이 어지러워졌다.


이시다 히사쓰구는 이 문제에 관해 "요즘 애들은...."이라는 표현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있었다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조목조목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그의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동의가 되는 부분도 있고, 생각이 결이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이 지점 역시 그는 쿨~하게 받아들일 것처럼 보입니다. 그의 생각의 결을 더 따라가 보겠습니다.




Part 2. 신과 내가 하나가 된다.

이 지점에서 저자의 견해뿐 아니라 저자가 상당히 일본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가 일본인이니 그 사람을 향해 일본스럽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괴짜 이시다 히사쓰구 흉내를 내보았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신의식"을 소개합니다.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라는 주장입니다. 그야말로 모든 순간, 모든 행동을 하기 앞서 자신이 신이라는 의식을 갖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라는 주장입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탐독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저자의 시선에서 신이 어떤 존재인지도 분명히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문명 기기가 폭발하는 지금 세상을 보면서 신의 위치가 사람의 손바닥까지 내려왔다고 주장합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신을 떠올리고, 스마트폰의 전원을 꺼버릴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신의 위치에 올라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생각과 연결된 지점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개인을 신의 위치에 올려둔 지금 세상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 글과 주장이란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저의 시선에서 볼 때 신이 어떤 존재인지, 신이 된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사유는 조금 더 필요해 보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자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동의할 수 있습니다. 자신 없이 위축된 채로 세상을 살기보단 어깨 쫙 펴고 당당하게 동시에 겸손하게 살 수 있다면 그야말로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art 3. 탐욕이 있다면 인생은 점점 좋아진다.

책을 읽을 때 이 지점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탐욕 때문에 인생이 좋아질 수 있을까? 도무지 공감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는 탐욕은 삶을 함몰시키거나 집어삼키는 탐욕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내면의 동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탐욕,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탐욕,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탐욕에 가깝습니다. 조금 다른 언어로 표현한다면 "열정" 수식어를 붙인다면 "삶을 향한 열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성실하고 꾸준하게 살아가자. 아무 방향 없는 성실과 꾸준함이 아니라 더 나은 인생을 향한 갈망과 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고 꾸준하게 살아가자는 이야기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유명한 "Stay Hungry! Stay Foolish!"를 인용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Part 4. 웃으면서 꿈을 이루어간다.

여기서 저자는 "대단하다"라는 마법의 언어를 소개합니다. 약간의 과장이지만 뭐 어때! 그래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면 대단하다는 말을 남발하며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합니다. 저자의 글을 꼴불견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꼴불견으로 살아도 좋다는 저자의 말은 상당한 자유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기적의 꿈(터무니없는 무모한 꿈), 원대한 꿈(중, 장기적 꿈), 눈앞의 목표(단기적 꿈)을 말합니다. 세상은 갈수록 좋아지고, 신의식을 가지고 살며, 더 나은 삶을 향한 탐욕을 바탕으로 대단하다는 마법의 단어를 남발하지만 저자는 나름의 원리와 원칙이 있습니다. 눈앞의 현실을 굳이 외면하지 않습니다. 중장기적인 계획도 자신의 언어로 기록합니다. 더 나아가 말도 안 되는 꿈까지 글로 기록하고 언어로 쏟아냅니다. 긍정적으로 살아보겠다는 확신이 가득할 뿐 아니라 너무나 간단한 도식이지만 자신만의 단계를 가지고 살아가자고 말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중장기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결국 인생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도달하고픈 곳이 어디인지 명확하게 글과 언어로 표현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멋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가슴 저 한쪽에서 살아 있다는 떨림과 삶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느껴볼 수 있는 장치처럼 보였습니다.




Part 5. 일곱 가지 잘못된 확신을 제거하다.

날마다 더 좋아지는 삶, 반짝반짝 빛나는 인생을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어렵습니다. 저자는 그 이유를 일곱 가지 잘못된 확신에서 찾습니다. 이 지점에서도 저자의 독특함과 흥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곱 가지 잘못된 확신이 무엇인지만 공개하겠습니다.


1) 너무 욕심부리면 안 된다.

2) 스스로 결정하면 안 된다.

3)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4) 자신은 늘 옳다.

5) 제대로 해야 한다.

6) 미래를 알면 안 된다.

7) 알아야 한다.


저자는 이 일곱 가지를 잘못된 확신이라고 정의하며, 이 일곱 가지 잘못된 확신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합니다. 질문에 비해 대답이 너무나 간단합니다. 그래서 이게 뭐야?라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어떤 대답에서는 예리하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제가 이시다 히사쓰구를 괴짜라고 정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책이 너무 쉽습니다. 가독성이 좋아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글밥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낯설고 당혹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스마트폰과 영상에 익숙해져 책이나 글이 부담스러운 사람이 다가가기 쉬운 책입니다. 조금은 황당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며, 동시에 나름의 진지함과 무게를 갖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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