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나를 위로한다 - 몸의 모성으로 나를 돌보는 12가지 몸챙김의 지혜
남희경 지음, 문요한 추천 / 생각속의집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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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때문에 웃고 몸 때문에 우는 세상입니다. 몸짱, 몸신, 몸킹, 몸퀸이란 단어가 익숙한 세상입니다. 몸을 가꾸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보디빌더만 몸을 가꾸는 세상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몸을 가꾸고, 키우고, 돌보고, 조각하는 세상입니다. 자신의 몸에 관심을 쏟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반면 몸을 학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온갖 중독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별별 희한한 중독이 버젓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중독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은 자기 몸을 학대하거나 하대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음식도 다르지 않습니다. 온갖 잡다한 음식, 출처를 알 수 없는 음식, 정크푸드를 몸에 들이붓는 세상입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성인병이 많고 각종 질병이 많은지, 왜 내가 이런 병에 걸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다소 황당한 세상입니다. 아무 음식이나 몸에 쏟아 넣으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생각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처럼 그 사람이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먹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몸은 여러 가지 이유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이슈입니다. 다양한 이유로 몸에 관심을 많이 쏟습니다. 그렇다면 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그건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몸이 우리 마음을 대변할 뿐 아니라, 마음이 말하지 못하는 것, 마음이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몸이 대신 표현하고 말합니다. 이 놀라운 통찰을 담아 몸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 나왔습니다. 몸으로 마음을 치료하는 심리치료사 남희경의 [몸이 나를 위로한다]라는 책입니다.




몸에 대해 이렇게나 폭넓고 다양한 시선을 담아낸 글이라니. 놀라웠습니다. 몸을 어떻게 보아야 하며, 대해야 하는지, 몸이 얼마나 소중한지, 몸이 얼마나 많은 말을 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나의 몸에 더 관심을 갖고, 몸에 귀 기울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의 마음이 말하지 못하는 것을 몸이 대신 말해준다는 것. 고통이나 통증, 질병이나 심지어 죽음까지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친절한 언어로 알려주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헨리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저자 남희경씨가 상처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단지 상처를 경험한 것에서 끝나지 않고, 속속들이 자신의 상처를 대면하고 그 아픔을 일정 부분 극복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극복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남희경 작가는 상처 입은 사람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헤아리며 공감합니다. 상담실에 찾아온 많은 사람이 눈물을 쏟는 것은 남희경 작가가 내담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들의 아픔을 함께 껴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남희경 상담사의 독특한 몸 치료법을 소개합니다. '춤'입니다. 춤으로 사람의 마음을 치료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 따뜻한 책은 나의 식견이 얼마나 좁은지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몸을 살뜰하게 챙길 때(Bodyfulness) 마음까지 알뜰하게 챙길 수 있다는 것(Mindfulness)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습니다. 몸을 챙길 때 마음을 챙길 수 있고 결국 이는 충만한 삶(Lifefulness)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각 챕터마다 챕터 주제에 알맞은 몸 챙김 연습이 붙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친절한 안내 대로 따라 해 보았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어색했습니다. 저자가 말한 대로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하게 저자의 안내를 따라 시도해 보았습니다. 나의 체온을 느껴보기도 했고, 나의 숨결을 느껴보기도 했고, 나의 근육의 움직임을 느껴보기도 했고, 나의 심장 박동을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체온과 체온과 숨결, 근육의 움직임과 심장 박동을 느끼면서 나의 몸에 대해 새로운 마음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피부 탄력은 줄어들었고, 근육도 사라졌으며, 여기저기 군살이 붙은 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법 긴 세월 동안 잘 버텨주고 잘 견뎌 준 몸이 고마웠습니다. 시간이 가고 나이가 더 들수록 몸의 기능과 능력은 더 줄어들고 떨어질 겁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중한 나의 몸입니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분도 계십니다. 사고로 신체 기능을 상실한 분도 있습니다. 더 큰 사고로 신체의 일부를 영구 손실한 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몸은 소중합니다.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기능을 상실하고, 심지어 신체의 일부를 영구 손실한다고 해서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거나 부족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몸은 여전히 "나"를 대변하고, 나의 마음을 대신해서 기능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나의 몸을 더 사랑스럽게 대하고, 때로는 자신을 껴안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몸 챙김 연습에서 소개한 동작을 따라 하면서 나의 몸을 더 사랑하는 연습, 어루만져 주는 훈련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고 실천한다면(가벼운 동작과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몸챙김이 많습니다)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고,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더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건강과 안전에 대한 생각이 생활이 되었습니다. 몸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힘겨운 시대 속에서 지친 많은 분들이 읽고 몸 챙김 연습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고 활력을 얻으면 좋겠습니다. 고맙고 따뜻한 책, 몸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시선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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