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상상력 - 영웅과 우상의 시대를 넘어서
심용환 지음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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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스티브 잡스는 탁월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설계하고,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해낸 입지전적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상상한다고 모두 현실로 구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상상하지 못하는 일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을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은 일어날 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상상하는 사람입니다. 동시에 리더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한 나라의 수장이라면 더욱이 건강하고 창조적인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며, 상상력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험난한 길을 뚫어내면서 상상을 현실로 이루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리더는 세상을 상상하고 상상한 세상을 국민의 눈앞으로 가져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리더는 아무나 될 수 없고, 아무나 되어서도 안 됩니다.

우리나라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며, 그들의 삶을 조망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나라의 방향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우리의 모습을 있게 만든 과거를 점검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에 알맞은 사람이 누구이며, 그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지 분명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군부정권을 타도하고 문민정부 시대를 연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을 조망해 보는 일은 현대사에 있어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이 두 지도자는 격동의 시대에 태어나 참 많은 질고를 겪었습니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기도 했고, 문민정부를 열기 위해 호랑이 굴속으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대를 살았을 뿐 아니라 그 시대에 우리나라의 수장으로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았습니다. 당연히 공과과가 공존합니다. 어느 한쪽 면만 부각시키는 것은 이 탁월한 두 리더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정치에 관해 문외한입니다. 관심이 별로 없을 뿐 아니라 아는 것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박정희 시대를 지나면서 오히려 나라가 더 혼란스러워졌다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전두환 씨와 노태우 씨가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을 때는 적법한 과정을 밟은 줄로 상상했습니다. 초등학생이 뭘 알았을까요. 버마 아웅산 사건이나, 평화의 댐 사건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때 그 일이 상당한 충격으로 와닿았기 때문일 겁니다.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진실을 알려야 할 책임이 있지만 그마저 때론 흐지부지 사라지게 만드는 정치 세계를 보면서 환멸을 느낀 적도 많습니다.

군부정권을 송두리째 흔들고 이 땅에 민주주의를 가져온 결정적 사건으로서 5.18 광주항쟁은 우리의 아픈 역사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본다면 군부 시대에서 문민정부로 넘어가기 위해, 이 땅에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꼭 필요한 아픔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치권력에 눈먼 인간,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일을 서슴지 않는 인간이 아주 없다면 또 모를까. 말도 안 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흘릴 수밖에 없었던 고결한 희생과 피가 아니었나 조심스레 짐작해 봅니다.




여전히 이 나라 정치계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이제 곧 대선을 앞둔 지금 이 나라의 내일을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지 고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큰 소리를 내지만 정작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리더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나라에 이렇게나 어른이 없을까라는 탄식 섞인 하소연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부 시대를 지나 문민정부를 열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문재인 정부 시대에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뜻입니다. 건강하고 탁월한 상상력을 소유한 리더, 상상을 몽상으로 전락시킬 것이 아니라 치밀한 전략과 우직함으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낼 지도자가 필요한 때입니다. 현재론 이재명과 윤석열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전혀 모르는 나에겐 두 후보 모두 여러 가지로 아쉽습니다. 개인적인 정치 성향을 피력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저 나의 마음이 그렇다는 뜻입니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리더, 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감지할 뿐 아니라 국민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리더, 자신에게 맡겨진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지 꿰뚫어보고 지혜와 실력, 인품과 덕으로 실현해 낼 수 있는 리더가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이와 같은 리더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좋겠습니다.




리더의 상상력을 읽으면서 우리의 아픈 역사와 그 역사를 살아낸 산증인의 흔적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과거의 흔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조금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대선을 눈앞에 둔 지금 바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지금 이 책이 나온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처럼 보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그 시간을 지켜낸 사람의 공과과를 살피면서 내일을 이끌어 가야 할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잘 판단하면 좋겠습니다. 리더라면 자신이 가져야 할 상상력이 무엇인지, 갖추어야 할 인품과 덕목, 지혜가 무엇인지 판단하며 묵묵히 실력을 쌓아나가면 좋겠습니다.

시간은 또 지나 시대와 국민은 다음 번 대통령, 다음 이 나라를 이끌어갈 리더를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멋진 리더, 어른다운 지도자, 많은 사람이 흠모하고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가 준비되길, 그런 지도자가 나타나 이 나라를 더 잘 이끌길,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리더 때문에 더 자랑스러워지길 기대합니다. 기대조차 할 수 없다면 얼마나 불행할까요. 기대할 수 있음이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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