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부모 - 성장 원리로 풀어쓴 좌충우돌 홈스쿨 모험기
마상욱 지음 / 비비투(VIVI2)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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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이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나는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정확하게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도 잘 모릅니다. 제목이 보여주듯 어른이 되었지만 진짜 어른이 되는 데는 진통과 노력 수고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어차피 어른이 되어야 한다면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프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는 어떨까요? 나는 결혼한 후 자연스럽게 아이가 생기고, 순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부모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 즐비한 부모를 보면서 나이가 들고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면 누구나 부모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면 부모가 되니까요. 그렇다고 맞는 말도 아닙니다. 부모가 되었다고 다 부모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부끄럽게도 나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때까지 부모가 되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이자 책임인지 몰랐습니다.


결혼 후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를 얻게 되었습니다. 생명의 신비를 몸으로 경험하고 깨달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모든 생활 양식과 스타일과 기준을 아이에게 맞추어야 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그렇다고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려웠습니다. 좋은 아빠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자라고 성장한다는 말을 깨달으면서 나는 말 그대로 어쩌다 어른이 되었고, 어쩌다 부모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나라는 사람의 바닥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아내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아이에게 그렇게나 헌신적일 수 있다는 것이나 아이의 필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나보다 훨씬 더 성숙한 사람으로 보였고, 부모의 자질을 훨씬 많이 갖춘 듯 보였습니다. 나는 도대체 언제쯤 부모다운 부모가 되는 거지? 속으로 참 많이 되뇌었던 질문입니다. 아내를 보면서도 이 질문에 답을 얻기는커녕 더 어렵게만 보였습니다.

둘째를 얻고서도 이 생각과 마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첫째를 길렀으니 조금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둘째는 첫째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나의 이 순진한 상상을 박살 냈습니다. 나는 영~ 어리바리한 부모(아빠)라는 것이 또다시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도대체 언제쯤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지 소원해 보입니다.


세월이 제법 흘렀지만 여전히 어쩌다 부모가 된 것 같은 나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놀라운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어쩌다 부모]입니다.


저자 마상욱 목사는 우리나라 1세대 청소년 사역자입니다. 청소년 사역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쳤고, 지금도 청소년 사역에 있어서는 주목받는 목사이자 사역자입니다. 이런 분이라면 당연히 좋은 부모의 자격을 갖추었다 생각해도 지나친 생각은 아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스스로를 어쩌다 부모 된 사람의 반열에 올려두십니다. 지나친 겸손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과 말을 일삼는 자녀를 양육하면서 마상욱 목사 역시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경험했다고 고백합니다. 돌발적인 태도와 언행 앞에 허둥대기 일쑤였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부모로서 실수와 실패를 경험한 마상욱 목사에게서 허둥대던 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보다는 훨씬 더 뛰어나고 좋은 부모의 자격을 갖추었다 생각할만한 사람이 좌충우돌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다니,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어쩌다 부모가 되어버린 어설픈 나에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오해는 금물입니다. 마상욱 목사는 나의 시선에서 볼 때 무척 훌륭한 가장이자 남편 아빠입니다. [어쩌다 부모]라는 책에서 좌충우돌 그의 경험을 담담하게 진솔하게 고백하면서도 청소년 전문 사역자다운 식견과 통찰, 평정심을 잃지 않는 여유와 번뜩이는 재치까지 두루 보여줍니다. 밑줄을 그어야 할 문장, 마음에 콕 박히는 지혜가 가득한 문장, 베껴 쓸 수밖에 없는 문장을 여러 번 만났습니다. 전문가의 식견과 부모로서의 경험이 잘 녹아든 책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책은 크게 다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Part 1 : 괜찮아 우리 잘못이 아니야

Part 2 : 성장 속도는 저마다 다릅니다

Part 3 : 부모는 정원사입니다

Part 4 : 사춘기 부정적 감정 다루기

Part 5 : 척추형 부모 & 심장형 부모

각 챕터마다 청소년 사역자요 전문가로서의 탁월한 지식과 좌충우돌 부모로서의 경험이 예술 같은 비율로 섞여 있습니다. 저자의 마상욱 목사의 시선과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탄성이 나오기도 하며,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 됨이 얼마나 고귀한 사명인지 이해하게 되고, 자녀가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지 알아갈 수 있습니다.

"어쩌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난 책이고, 어쩌면 저자 역시 자신이 어쩌다 부모가 되었다는 고백을 담아 출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독자로서 나의 시선에서 보기엔 "어쩌다 부모"라는 제목의 이 훌륭하고 아름다운 책은 어쩌다 부모가 된 초보 부모, 어쩌다 부모가 되었지만 자녀와 함께 성장하려는 부모, 자녀를 잘 양육하고 싶은 열정을 가진 부모를 위한 로드맵, 또는 내비게이션과 같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열망이 있으신 부모님, 학부모 교재를 찾으시는 학교나 교회 학교 지도자께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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