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주인공 지후는 말 그대로 일상을 살아가는, 아직 손톱 물어뜯는 버릇을 버리지 못한 어린아이 티를 벗지 못한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등장인물의 면면도 일상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이웃입니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18층 아줌마. 공원에서 만나는 사람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지후의 친구가 된 해나, 봉수(개의 이름입니다)를 데리고 산책 나오시는 할아버지, 개를 잡아다 팔아치우는 사기꾼 개 장수. 공원을 빠른 속도로 걸어 다니는 형.
[일곱 번째 노란 벤치]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떻게 서로 서로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게 되는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과 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우리가 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인지, 어떻게 서로에게 이웃이 될 수 있는지 가르쳐 주며,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은영 작가는 일상을 소재로 삼았을 뿐 아니라 일상을 조금 깊숙이 들여다봅니다. 지후와 해미의 시선을 빌려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만듭니다. 봉수를 데리고 산책 오시는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면서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이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8층에 사시는 마귀할멈이라 생각했던 아주머니가 나를 위기에서 건져주실 수 있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아무 말 없이 공원을 빠르게 걸었던, 정체조차 불투명했던 형이 나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공원에서 만난 옆 학교에 다니는 해나가 나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내 주변에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들이 나에게 얼마나 좋은 친구와 이웃이 될 수 있는지 일상의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