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열기 전 띠지에 있는 문장이 마음을 때렸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지 않으면 세상의 반응에만 의존하게 될 것이다.> 라는 칼 구스타프 융의 말이 와닿았습니다. "그러게,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지 않는다면 결국 다른 사람, 세상이 말하고 정의하는 것에 의존해서 내가 누구인지 정의하려 들겠지? 달리 대안이 없으니 말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오은정이란 작가가 궁금해졌습니다. 짐작하건데 나이는 40대에 미술전공자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별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사람은 화가가 아니라 글 쓰는 작가가 아닐까?"
"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잘 알아?"
"예술이 본디 사람과 사람의 마음과 가치와 인생과 그 안에 어우러진 관계를 담아내기에 예술가인 오은정 작가가 이렇게나 사람과 마음과 인생과 관계에 대해 자신의 시선으로 꿰뚫어보는 건가?"
"이 책은 자화상을 그리자고 말하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자신이 누구인지 질문하고 대답해보자. 자신을 더 깊이 대면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들여다보고 대답하자는 책인 것 같다."
"상황이 된다면 오은정 작가가 연다는 자화상 수업 나도 들어보고 싶다."
드로잉을 단순 드로잉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드로잉 하기 위해 자신과 자신의 내면과 마음을 깊숙하게 들여다 보아야 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드로잉 하기 위해 주변 사람에게 주목해야 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드로잉을 통해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고, 충만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마도 오은정 작가가 여는 강의가 지금까지 지속될 뿐 아니라 많은 이가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