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저에게 왜 이러십니까? - 우리 시대의 복음, 욥기 설교 모두를 위한 설교 시리즈 1
임형택 지음 / 세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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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나님은 선하십니다. 선하신 하나님이 전능하십니다. 전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선하시고 전능하시며 사랑이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핵심 사상입니다. 말하고 듣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답고 놀라운 선언은 엄청난 고통 앞에서 위축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선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데 이런 고통이 있다고요? 선하시고 전능하시며 사랑이신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시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고통과 아픔이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이 선하지 않으시거나, 만약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그 하나님이 전능하지 않거나, 하나님이 선하시고 전능하시다면 그 하나님은 사랑이 아니시거나... 다른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지어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의 주변 사람이 토해내듯 쏟아낸 이야기입니다.


삶의 고통을 마주하게 될 때면 하나님을 향한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하나님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고, 하나님을 부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고통의 무게가 클수록 질문이 생기거나, 하나님을 의심하거나, 하나님을 부인할 가능성은 더 높아집니다. 이 지점에서 신정론(teodicy)이 등장하지만 지금까지 그 누구도 고통에 대해 속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신학자와 목회자는 '고통은 신비'라고 정의하곤 합니다. 고통이란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성경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욥(Job)입니다.







고통과 씨름해 보지 않은 사람은 고통의 무게에 대해 말할 수 없습니다.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할 말 자체가 없습니다. 고통과 씨름해 보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은 그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크고 작은 고통을 겪습니다. 참으로 평온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상실의 아픔, 질병으로 인한 고통, 관계로 인한 고통, 내면의 갈등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죽는 것처럼 모든 사람은 고통을 경험합니다. 양과 질의 차이가 있을 따름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고통과 씨름해 보지 않은 사람이란 말'은 '고통을 겪으면서 질문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욥은 우리에게, 특별히 고통당하는 자에게 할 말이 참 많습니다. 욥을 읽으면서 고통에 대해 어떤 태도와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고통당할 때 하지 말아야 할 실수가 무엇인지, 고통당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고통당할 때 어떻게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지, 고통당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을 붙들 수 있는지,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등지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욥이 누구보다 힘겨운 고통의 시간을 겪었기 때문에 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있으며,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욥은 고통당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지혜서입니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고통을 경험하기에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시선과 마음이 책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했습니다. 저자 임형택 목사님이라는 분에게로 시선과 마음이 흘러갔습니다. 나는 글이 사람을 닮는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보면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 저자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 저자가 인생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글은 저자를 만나는 훌륭한 통로입니다. [하나님, 저에게 왜 이러십니까?]를 읽으면서 임형택 목사님에게로 마음과 시선이 흘러간 이유입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만난 저자 임형택 목사님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나의 마음에 딱 떠오르는 두 단어로 조합된 문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따뜻한 목사님"입니다. 임형택 목사님을 따뜻한 목사님으로 읽었습니다. 목회하시는 교회 성도 한명 한명을 떠올리며 설교를 준비하셨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아마도 내가 설교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여러 성도님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들의 삶을 떠올리며 하나님의 말씀을 준비하시고 선포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임형택 목사님이 목회하시는 교회 성도들은 행복하시겠다는 생각도 자주 떠올랐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용기가 생겼습니다. 고난과 고통의 시간이 결코 하나님 밖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한번 더 확인했습니다. 불 같은 시련을 당할 때면 마치 하나님이 계시지 않은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외면하시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있는데 하나님이 계시다고? 라는 원망이 피어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순간에라도 여전히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고통이 찾아온다해도 그것이 하나님 모르게, 하나님의 섭리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고난과 고통의 이유를 다 이해할 수는 없어도,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부드럽지만 단호한 언어로 가르쳐 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용기도 생겼습니다. 나도 욥기를 설교해봐야겠다는 용기입니다. 도대체 욥기를 어떻게 설교해야 할지 막연했습니다. 저자 임형택 목사님도 이런 막막함과 막연함을 느끼셨다고 하니 그 막연함과 막막함이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욥기를 어떻게 설교할지 고민하고 깊이 생각한 후에 13번에 걸쳐 설교하신 그 흔적을 더듬어 보면서 나도 나의 시선으로 욥기를 설교할 날이 오겠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저자가 그랬듯이 욥기라는 성경 전체의 그림을 먼저 그려야겠습니다. 그 후 고난 많은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와 함께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결국 욥기를 통해 들려주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면서 성도와 함께 욥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자의 의도도 아니었을 것 같고, 출판사의 의도도 아니었겠지만(어쩌면 의도일 수도 있겠습니다) 13번의 설교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매주 설교를 준비하면서 좋은 설교 제목을 결정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는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13번의 제목을 보는 것만으로도 욥기의 흐름과 설교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13개의 제목을 나누며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1. 욥이라는 사람

2. 고난 당하는 의인 (1)

3. 고난 당하는 의인 (2)

4. 고난 중의 탄식 (1)

5. 고난 중의 탄식 (2)

6. 포악한 위로자 (1)

7. 포악한 위로자 (2)

8. 욥, 보응의 원리를 부정하다

9. 욥, 자기 의를 내세우다 (1)

10. 욥, 자기 의를 내세우다 (2)

11. 욥, 네가 하나님이냐? (1)

12. 욥, 네가 하나님이냐? (2)

13. 하나님, 욥의 억울함을 풀어주시다.


고난과 고통의 시간을 지나는 분, 삶의 무게에 짓눌리시는 분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하나님, 제게 왜 이러세요?

하나님, 제게 왜 이러세요?
저자: 필립 얀시
출판: 규장
발매: 2014.04.21.

고통과 씨름하다

고통과 씨름하다
저자: 토마스 G. 롱
출판: 새물결플러스
발매: 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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