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영국 - 유쾌하고 사소한 영국 인문학 여행
윤영호 지음 / 두리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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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은 위로하고, 

권력은 겸손하며, 

개인은 자유롭다" 그러니까 영국 276p.



저자 윤영호는 영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작가입니다. 영국의 언어, 문화, 역사, 정치, 경제, 종교, 전통, 스포츠, 문학을 전방위로 경험한 작가입니다. 단순히 영국을 공부하고 영국에서 살면서 영국을 많이 이해한다고 말하기엔 아쉽습니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경험을 깊이 사유한 후에 펼쳐낸 작품과 같은 책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책의 외모가 영국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이미지로 가득하며, 영국 날씨까지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 나는 영국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기회가 있었으나 일정상 영국을 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알고 있는 영국은 단편적입니다. 영어, 데이비드 베컴의 보유국이자 축구 종주국, 왕실의 나라, 비틀즈와 아델, 셰익스피어와 해리 포터의 조앤 롤링, 영국 신사, 흐린 날씨, 여성 참정권을 위해 투신한 에밀리 데이비슨, 찰스 다윈과 윈스턴 처칠,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인도와 간디... 파편적으로 아는 것은 제법 보였습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파편적이어서 영국에 대해 무지하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을 읽고 나니 마치 내가 영국에 다녀왔을 뿐 아니라 영국이란 나라에서 살아본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영국을 제대로 맛보고 즐겼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영국이라는 나라의 면면을 속속들이 들여다본 것 같습니다. 영국 사람의 심리와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까지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많고 많은 나라 중 왜 영국이란 나라에 주목해서 글을 썼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이 들려주고 보여준 영국이란 나라는 특이하다 못해 특별한 나라처럼 다가왔습니다. 신사의 나라이면서 훌리건의 나라, 겸손한 권력과 자유로운 개인의 나라, 전통을 중요하게 여기나 유연함이 있는 나라, 승리를 기억하지만 희생을 기념하는 나라,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지만 성숙을 지향하는 나라 영국. 참 특이하고 특별한 나라처럼 보입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 영국을 얼마나 자세하게 알려주는지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은 전체 11개의 큰 주제를 따라 영국 이야기를 전방위적으로 들려줍니다. 책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장 역사의 현장을 거닐다 - 영국 역사를 큰 줄기를 따라 설명합니다.


2장 전쟁과 외교, 영국은 어디로 가는가 - 주변 국가와의 전쟁, 외교뿐 아니라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을 가늠하게 합니다.


3장 경제를 알면 영국이 보인다 - 지금 영국의 경제와 경제를 대하는 태도를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특히 이 장에서 가난에 대한 영국인의 시선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4장 의회의 탄생과 개인의 자유 - 나는 정치의식이 그 나라의 의식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이란 나라가 정치적인 면에서 독일만큼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책의 원제의 일부였던 권력은 겸손하고 개인은 자유롭다는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5장 영국의 종교와 교회의 흥망성쇠 - 지금 영국인은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목사인 나는 이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삶에서 기독교 정신 자체마저 다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오늘 우리나라 기독교와 교회의 미래를 진단해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은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을 느꼈던 장이었습니다.


6장 요람에서 무덤까지 - 페스트, 코로나, 백신, 나이팅게일에서 복지국가의 탄생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는 장입니다.


7장 영국의 전통을 지키는 교육 -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라는 지성을 대표하는 대학 이야기와 영국의 교육제도와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장입니다.


8장 스포츠와 게임, 영국인의 발명품 - 영국은 축구 종주국입니다. 하지만 실제 영국을 대표하는 스포츠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입니다. 크리켓, 테니스, 럭비를 좋아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9장 셰익스피어에서 조앤 롤링까지 - 영국을 대표하는 문학가의 이야기입니다. 영국은 왜 이렇게나 뛰어난 문학가가 나오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해리 포터는 세계 출판 역사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하죠.


10장 영국인의 여유는 문화에서 나온다 - 다양한 영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장입니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 가든이 몹시나 궁금해진 장입니다.


11장 영국인은 왜 로열패밀리를 사랑하는가? - 팰리스와 캐슬과 코트의 차이를 알려준 고마운 장입니다. 무엇보다 공동체의 슬픔을 위로하는 여왕의 존재가 영국인에게 소중한 자산이자 역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상징과 같은 존재가 국가를 위로한다니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마음에 계속해서 피어올랐던 질문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이란 책처럼 [그러니까, 한국]이라고 불러도 좋을 법한 책이 있나?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학, 문화와 정치, 경제, 스포츠, 언어, 종교, 전통을 한 데 아우른 책이 있나?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독서량이 형편없다 보니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꾸만 우리나라의 현실과 미묘하게 오버랩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장에서 모든 이야기에서 우리나라를 대입하며 읽었습니다. 제가 이렇게나 애국자인 줄 미처 몰랐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을 읽으면서 자유롭게 방문할 때가 올 때, 무엇보다 시간과 재정이 허락할 때 영국이란 나라를 방문해 보고 싶단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책에서 소개한 영국을 눈으로 보고 오감으로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자라났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를 다시 조명해 보는 책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는 반면 우리도 들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 많은 나라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을 읽다 보니 [그래서, 한국]이란 책이 더 그리워졌습니다.





같이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저자: 빌 브라이슨
출판: 21세기북스
발매: 2009.06.22.


유럽비전트립

유럽비전트립
저자: 박양규
출판: 두란노
발매: 20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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