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 - 천문학자의 가이드
조 던클리 지음, 이강환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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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여름 밤이면 동네 친구들과 바닷가 선착장에 옹기종기 모여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어떤 날에는 선착장에서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 시골 밤하늘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어둠을 밝히는 조명이 거의 없었던 이유로 밤하늘을 쳐다보노라면 별이 얼굴을 향해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몇 개나 볼 수 있을지, 별똥별이 떨어질 때 재빨리 소원을 빌 수 있을지 생각하곤 했습니다.


언젠부터인가 밤하늘의 별을 보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삶에 시달려서인지, 쳐다본다고 해서 달라질 것 하나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어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분명하진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더 이상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더 들면서 또 다시 밤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랜드캐년,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과 세도나를 여행하면서는 아이들과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보곤 했습니다. 어릴 때 보았던 풍경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공기가 더없이 깨끗한 그곳에서 올려다본 밤하늘은 장관이었습니다. 은하수를 보았고, 수없이 많은 별들을 다시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별똥별이 떨어지면 다시금 소원을 빌고 싶은 마음도 생겨났습니다.


신학을 하고 목회자가 된 이후로 우주에 더 깊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언제 우주가 시작되었는지, 태양은 언제 만들어졌고, 지구는 언제 탄생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우주는 얼마나 빨리 팽창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빅뱅 이론을 발견한 인류의 대담함과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고, 우주가 어떤 식으로 운행되고 있는지 조심스럽게 동시에 대범하게 한걸음씩 나아가는 과학자들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신비롭고, 아는 것보다 모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으며, 천체물리학이라는 대단한 학문 앞에 나의 무지함을 읊조려보기도 했습니다.






뼛속 깊이 인문 계열인 나에게 우주는 신비와 매력 덩어리 그 자체입니다. 동시에 나의 머리로서는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는 복잡하고 미묘한 계산으로 가득합니다. 이런 우주를 조금이나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 나왔습니다. 조 던클리의 [우리 우주]입니다. 서평단에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땐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만큼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책을 받아들고선 꼭꼭 씹어먹듯 읽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쉽게 썼지만 이해할 수 없는 말과 복잡해 보이는 공식이 자주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꼼꼼하게 읽으며 우리의 뿌리인 우주를 탐색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우주]는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탐색하듯 읽었습니다. 우리는 별의 잔해라는 사실도 다시금 면밀히 살펴보며 읽었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임과 동시에 참으로 신비로운 파트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는 나의 머리로서는 따라잡기가 어려웠던 부분이었습니다. 우주의 본성과 시작부터 마지막까지를 읽으면서 우주의 크기를 상상력으로 따라잡아 보려고 애썼으며, 우주의 나이와 우주가 살아낸 시간을 계산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도 여전히 우주는 신비로웠습니다. 아니 책을 읽기 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고, 신비로우며, 궁금한 곳으로 다가왔습니다. 과학이 더 발전하고, 우주에 대한 탐색과 탐구가 더 활발해져서 우리가 그간 몰랐던,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사실을 더 많이 알게 되길 바라고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과거를 살펴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환경 문제 때문에 생존의 문제가 시끄러운 마당에 수십 억년 이후의 일어날 일을 생각하는 것이 어떤 면에선 웃기는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주를 연구하면서 우리의 뿌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언제라도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는 기독교인이며 목사입니다. 우주 이면의 존재에 대해 늘 생각하고 있는,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지요. 우주를 만드시고 운행하시는 분이 얼마나 위대한지 책을 읽는 내내 탄성이 쏟아졌습니다. 이토록 복잡하고 아름답고 섬세한 우주를 만드신 그분이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이 더없이 아름답고 신비롭게 다가왔습니다. 우주의 크기, 그 안에 얽힌 수많은 상수들과 이론을 뛰어넘어 우주를 존재하게 하신 분을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이토록 신비로운 우주가 나를 사랑하시는 그분, 내가 사랑하는 그분을 가리킨다는 것도 매력 그 자체였습니다.


4장 끝자락에서 과학자인 저자(나는 그녀가 기독인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게다가 이 책에서 그녀는 종교적인 언어나 색깔을 조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가 했던 말이 마음에 콕 박혔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그분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고하

우주가 약 140억 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왜 그런지 모를 뿐이다.

우리 우주 269P


교만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분, 우주를 만드시고 다스리시고 아끼시고 사랑하시는 그분이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본성이신 그분이 사랑의 대상을 만드실 수밖에 없으셨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본래적으로 바깥을 향하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호킹이 이런 말을 했다죠. "우주는 사랑으로 가득하다"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사랑이신 그분의 작품은 사랑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광활한 우주를 보며 크신 나의 그분을 봅니다. 너무나 섬세하게 조율된 우주를 보며 섬세하신 나의 그분을 봅니다. How great is our God!!!!


[우리 우주] 읽으며 인문학적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고, 나의 신앙의 나래를 활짝 펼쳐보았습니다. [우리 우주]를 읽으며 과학자를 더욱 응원하게 되었고, 나의 사랑하는 그분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참 고마운 책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저자: 알리스터 맥그래스
출판: IVP
발매: 2014.12.20.

코스모스

코스모스
저자: 칼 세이건
출판: 사이언스북스
발매: 200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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