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소윤 지음 / 북로망스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오래 전 YB의 [큰 별은 없어]라는 노래를 좋아했더랬습니다.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딱 떠오른 노래였습니다. 윤도현이 윤도현답게 시원하게 부른 큰 별은 없어 라는 노랫말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윤도현이 부른 이 노래는 바르게 살지 않으면서 자신을 큰 별이라 떠들어 대는 사람을 향한 일침입니다. 더불어 큰 별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노래라 생각합니다. 1994년 발매한 음반에 수록된 곡인데, 저항 정신으로 충만한 윤도현의 내면을 잘 보여준 노래라 생각합니다. 책과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윤도현의 시원한 가창이 돋보이는 노래 한 곡 듣고 가도 좋지 않을까 싶어 링크 걸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bL1NUPB844






표지가 보여주듯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는 윤도현의 노래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까만 밤하늘에 큰 별을 큰 별로 보이게 만드는 작은 별을 향한 이야기입니다. 작가 소윤의 글은 자신을 다독이는 독백처럼 보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을 가득 담은 채 담담한 어조로 말을 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의 언어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보기에도 예쁜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는 전체 4장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장. 정답이 없어도 빛나는 게 인생

2장. 아마, 사랑이 아닐까

3장. 다들, 조금씩 겪는 성장통

4장. 당신과 나에게 묻는 안부


각 장 제목은 전체 흐름을 담아냈습니다.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을 다독이고 싶다면 1장이 마음에 와닿을 것 같습니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라면 당연히 2장일테고요. 삶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고 싶다면 3장이, 피곤한 일상 속에서 살아갈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싶다면 4장을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이 참 예쁩니다. 에세이지만 마치 시처럼 매끄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간단한 단어 몇 개를 조합해서 간결하고 명료하게 생각과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게다가 풍성한 이미지와 상상력까지 덧입혀 놓았습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좋은 글이 무엇인지, 필사하고 싶은 마음을 일게하는 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별 생각없이 쓰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말이 참 아름답고 풍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작가 소윤이라는 분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여성 작가인 듯합니다. 글이 주는 느낌이 그랬습니다. 중간중간 힌트처럼 흩뿌려진 글에서도 여성 작가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성의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감성에 흠뻑 빠질 수 있습니다. 글을 읽을수록 얼마 전 읽고 서평했었던 박애희 작가의 [견디는 삶을 위한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두 작가가 서로를 모를 텐데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 분 모두 서울에 산다면 서로 연락하셔서 같이 커피라도 마시며 담소를 나누면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는 생각, 서로에게 좋은 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은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출판사 관계자께서 두 분을 연결시켜 주시면 시너지 효과가 생겨 우리에게 더좋은 책을 선물해 주실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해보았습니다. 끝내주는 오지랖입니다.


우리는 전대미문(실은 더 심한 일도 역사엔 수두룩합니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일상을 빼앗겼습니다. 빼앗긴 일상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백신이 나왔지만 변종도 생겼습니다. 마스크를 벗었다가 다시 쓴 나라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깨닫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면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면 시선을 조금 더 확대해도 얼마든지 좋을 것 같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고 확대 해석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이것이 코로나 19가 우리에에게 가져다 준 아름다운 통찰이라 생각합니다.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는 이런 나의 생각에 확신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작가 소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각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빛나는 존재인지 보석같은 언어로 알려줍니다.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괜찮다고,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작은 별이라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그 자체로 우리는 빛나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반짝이는 별, 저다마의 아름다움으로 한껏 아름다운 별이라고 말합니다. 삶의 무게에 지친 분들,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해 매번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시는 분들, 분주한 삶에서 한 발짝 물러서 삶을 새롭게 보시고 싶은 분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함께 읽을 책 소개합니다.

당연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입니다]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저자: 박애희
출판: 수카
발매: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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