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인표가 권정생 선생의 작품을 탐색하며 권정생 선생의 사상과 삶과 내면을 탐색하고 정리한 책입니다. 책을 뼈대인 구조를 살펴보면 책의 흐름과 방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권정생의 산문 이야기
2. 권정생의 동화 이야기
3. 권정생의 소설 이야기
4. 권정생의 동시 이야기
크게 네 가지 범주로 권정생 선생의 대표적인 산문, 동화, 소설, 동시를 살펴보면서 권정생 선생의 삶을 조망합니다. 잠깐 언급한 것처럼 권정생 선생의 삶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입니다.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권정생 선생의 삶의 무게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나의 아버지 때문입니다. 나의 아버지는 38년에 태어나셨습니다. 권정생 선생은 37년에 태어나셨습니다. 비슷한 연배이며, 비슷한 시대를 살아오셨단 뜻입니다.
나의 아버지가 권정생 선생만큼 질고와 우여곡절을 겪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의 아버지도 가난이 무엇인지 몸으로 경험하셨습니다. 창씨개명을 강요당해 일본식 이름도 가지고 계십니다. 일제강점기를 경험했을 뿐 아니라 한국 전쟁의 참상도 눈으로 목격하셨습니다. 한국사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을 살아내셨습니다. 고맙게도 자라는 동안 가끔씩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 이야기가 권정생 선생의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권정생 선생은 참 힘겨운 삶을 사셨습니다. 마치 버려진 것 같은 인생이었습니다. 한쪽 신장과 방광을 떼어낸 후 많이 살아야 2년 정도 더 살 것이라는 사형선고도 받았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했으며,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허약한 몸을 가진 권선생은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 결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권정생 선생이 살아온 인생의 무게가 그의 모든 책에 고스란히 녹아들었습니다. 권정생 선생의 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단박에 이해하실 것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슬픕니다. 마음이 아릿합니다. 마음 저 깊은 곳을 사정없이 후벼파는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놀랍게도 홍인표가 보여주듯 슬픔이 가득하지만 절망으로 끝나는 법이 없습니다. 대단한 반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그렇게나 힘겨운 시간을 살아내면서, 그래서 슬픔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으면서도 절망하지 않을 수 있는지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홍인표는 그 대답을 하나님을 향한 권정생의 신앙에서 찾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소망에서 대답을 발견합니다. 권정생 선생의 산문과 동화 소설과 시가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