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의 고장난 시간
마가리타 몬티모어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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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나비효과'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2004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나비효과와 시간여행을 엮어낸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뚜렷한 자의식을 가지고 시간 여행을 합니다. 그가 있는 곳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면 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그는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저질러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여행할 수 있다는 점과 과거 어느 시점에 행동을 바꿈으로 오늘을 더 잘 살아가려는 시도였습니다. 안타깝게도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인공은 결국 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 오늘을 바꾸려는 행위를 중단합니다. 한 가지가 해결되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더 오래 전 '메멘토' 라는 제목의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를 꽤나 좋아하고 나름의 시선으로 보고 해석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저를 혼쭐 낸 영화입니다. 어려웠습니다. 주인공은 온 몸에 문신을 빼곡하게 새겨두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조차 그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궁여지책으로 온 몸에 문신을 새겨 스스로를 돕습니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영화였습니다(실제 영화가 그걸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 텐데... 저에겐 이게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우나의 고장난 시간] 이란 뛰어난 소설은 이 두 영화를 합쳐 놓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조금 다른 면이 있지만 분명 동일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나는 매년 자신의 생일이면 다른 시간과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물론 거기서도 우나이지만, 우나는 그곳이 어디인지, 그때가 언제인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릅니다. 그 시간 이전의 자신이 자신에게 보낸 쪽지를 의지해서 자신을 이해할 따름입니다.


아무런 패턴도 없습니다. 과거로 갈지, 미래로 갈지. 그 미래가 먼 미래일지, 아니면 바로 다음 해일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매년 생일이면 다른 시간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다는 것 뿐입니다. 물론 그의 곁에는 이 사실을 아는 어머니와 캔지가 있습니다. 그 둘은 우나 곁에서 우나를 돌보아 주고, 우나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시간 여행을 한다면 아마도 가장 먼저 로또나 주식, 부동산 투자를 먼저 떠올릴 것 같습니다. 그만큼 돈이 우리의 중요한 관심사이니까요. 주요 흐름은 아니지만 우나의 고장난 일기에서도 이 부분을 다룹니다. 사람의 간지러운 곳을 작가 마가리타 몬티모어가 살짝 긁어준 셈이라 하겠죠.

우나는 일종의 시간 여행을 통해 점점 더 자신을 발견해 나갑니다. 시간과 공간 이동에 대해서도 적응해 나가고(물론 완벽한 적응은 불가능합니다. 그럴 수밖에요),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가치가 있는지 깨달아 갑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우나는 우나의 삶의 살아갑니다.




나는 소설은 사람의 내면과 욕망을 드러낼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시대를 엿보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나의 고장난 소설도 다르지 않습니다. 인류는 시간을 거슬러 다니고 싶어합니다. 타임머신이라든가, 백 투 더 퓨쳐, 나비효과, 최근엔 어벤져스 등의 영화가 시공간의 이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다중 우주론도 등장했습니다. 우나의 고장난 시간을 보면 다중 우주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시간 여행자가 되어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며 살면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요? 시간 여행자가 되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정보를 바탕으로 더 많은 돈을 모으면 더 의미와 재미로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걸까요? 우나의 고장난 시간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시간을 여행하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알려줍니다. 시간을 여행하는 우나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분명합니다. 미래를 아는 것이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나의 삶과 우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려는 핵심은 오늘을 사랑하고, 오늘 최선을 다하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자는 것입니다. 오늘을 즐기고, 지금 내 주변의 사람에게 고마워하고, 지금 최선을 다해 살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굳이 우나의 경험을 가져오지 않아도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어리석어서 살아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심지어 살아보고서도 똑같은 실수를 버젓이 저지르는 것이 어리석은 우리입니다. 자녀들에게 "공부해라. 안 그러면 후회한다!" 라고 말하는 부모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살아보니 공부할 때 공부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고, 그때 최선을 다해야 나중에 후회가 덜 하다는 뜻을 담은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자녀들에게, 주변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을 하는 우리의 마음과 삶은 얼마나 성실하고, 얼마나 최선을 다하며, 얼마나 사랑하고, 얼마나 오늘을 즐기며, 얼마나 감사하며 사는지...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나의 고장난 시간]은 우나의 고장난 시간을 통해 오늘을 고장난 채로 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과거에 얽매이거나, 황금빛 미래만 상상하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 비록 지금 내 모습이, 내 상황이, 내 현실이 무거워도 오늘을 사랑하고, 오늘 최선을 다하고, 오늘을 즐기며 살아가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시간이 차곡차곡 모이고 겹쳐져 결국 인생이 되니까요. 그게 지금의 우리이고, 앞으로의 내가 될 테니까요.


약간의 오지랖이지만, 오늘을 바르게 오늘을 다르게 살아가면 결국 우리의 삶이 부요해질 뿐 아니라 깊은 인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품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요. 오늘 우리가 내리는 작은 선택이 쌓이고 쌓여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바로 '나'가 될 것입니다. 요즘처럼 환경 문제가 심각한 때라면 오늘의 바른 선택과 결정이 쌓이고 쌓이면 미래 어느 시점에 이르렀을 때 더 살기 좋은 지구에서 더 깨끗한 공기를 호흡하고, 더 깨끗한 물을 마시며, 더 풍요로운 지구 위에 두 발 딛고 서서 미소짓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나의 고장난 시간을 읽으며, 지금 나의 고장난 생각을 바로 잡아보면 어떨까요?

오늘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우나의 고장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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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면 좋을 영화 소개합니다.

나비 효과

나비 효과 

감독: 에릭 브레스, J. 마키에 그러버
출연: 애쉬튼 커쳐, 에이미 스마트, 에릭 스톨츠, 윌리암 리 스콧, 엘든 헨슨
개봉: 2004. 11. 12.


메멘토

메멘토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가이 피어스, 캐리 앤 모스, 조 판톨리아노
개봉: 2001. 08. 25. / 2014. 11. 20. 재개봉 / 2020. 08. 19.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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