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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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사람의 정신을 담아내고

마음을 담아내며

가치를 담아내며

시대의 풍경을 담아냅니다.

글을 마주하고 있으면

특별히 좋은 글을 마주대할 때면

시대 정신, 시대 가치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정신과 사상을 대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가치와 사상을 대면하게 되고

종종 내 안에 숨어 있는 내면을 대면합니다.

수영장 도서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남녀의 사랑,

남녀의 섹스를 소재로 한 소설은 많습니다.

종종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365일이란 제목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한 남자와 여자의 운명적 만남과

마피아 보스의 외설적인 성생활을 노골적으로

다룬 소설이었습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넷플릭스에서 가장 높은 시청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수영장 도서관은 다른 장르입니다.

대놓고 말하면 동성애를 자세히 다룬 소설입니다.

나는 동성애를 다룬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낯설었습니다.

어떤 면에선 거북함도 있었습니다.

한 추천사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용감한 책이다.

반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들의 삶에 관심이 있고

그럴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던질 뿐이다....

그것이 불쾌하다면,

진실의 본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수영장 도서관 추천사(옵저버)

전적으로 동의할만한 서평입니다.

나에겐 충격적이었습니다.

용감한 책으로 다가왔고,

반박하거나 사과하지도 않은 채

무심하게 사실을 던지는 것처럼 읽혔습니다.

불쾌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진실의 본성이 그렇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할 수 없지만

다른 모든 서평에서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수자들의 인권 권리 문제입니다. "

아마도 저자의 의도가 아닐까 짐작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동성애자의 인권과 권리 문제가

해마다 언론에 오르내립니다.

퀴어 축제가 있을 때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극명한 대조를 보입니다.

내가 속한 기독교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온도가 사뭇 다릅니다.

진보 진영에서는 그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지지하고 옹호합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피켓을 들고 나와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피력합니다.

꼴보기 사나운 대립각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

인권과 존중과 권리에는

소수자와 다수자로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를 가지고 있고

사람으로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애자이든 동성애자이든 경계를 그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진영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각종 범죄자들에게도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점을 생각한다면

소수자들의 인권과 권리 보장은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생각할 점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이 차를 마음 껏 운전할 수 있는 이유,

스피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원하게 뻗은 도로 위를 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브레이크 때문입니다.

미친 속도를 낼 수 있는 차에는

더욱 성능 좋은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모든 운전자는(속도광이든 아니든 상관없습니다)

운전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에 대해서도

이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임 없는 자유는

브레이크 없는 차와 같습니다.

인간다움의 묘미는 절제에 있습니다.

자연을 함부로 착쥐하고

끝없는 성장을 추구한 결과가 코로나입니다.

인간성 상실입니다.

성의 영역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절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절제된 성이 아름답습니다.

절제된 성이 인간답습니다.

미친 듯이 쾌락을 추구한다면

이성애자이든 동성애자이든

인간성의 종말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요?

무뎌지고 황폐해진 내면을 대면하지 않을까요?

아름다움의 묘미는 절제에 있습니다.

자유, 쾌락, 성의 영역에서도

절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수영장 도서관이 다루는 영역은 아닙니다.

수영장 도서관은

소수자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이성애자들이 얼마나 폭력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다루어왔는지 고발합니다.

인간성, 존엄성, 권리, 인권에 대한

화두를 동성애로 던진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인권과 인간의 존엄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성애를 다룬 소설을 본적이 없는 분이라면

약간의 마음의 준비를 하신 후에 책을 열고

홀링허스트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며 읽어보시면

또 다른 세상을 엿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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