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 아래에서 - 한의로 대를 잇는 아버지와 아들의 동의보감
전재규 지음 / 산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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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아래에서

살구나무 아래에서

저자: 전재규
출판: 산지
발매: 2021.01.10.

 

연봉과 복지,

더 나은 혜택과 수입으로 직장을 선택하고

이직을 결정하는 이 시대에

가업을 잇는 일이 아직도 있을까요?

 

대기업을 물려받는 일이 아닌데

오늘날에도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는 사람이 있을까요?

"살구나무 아래에서"는

그런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깊은 향기를 뿜어내는지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작가의 아버지 전약국은

참으로 정직하게 우직하게

한의의 길을 걸어오신 분입니다.

돈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초점을 두신 분입니다.

 

외길을 걸어온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한의사의 길에 들어선 것 자체가

박수 받을 만한 일입니다.

 

이들 부자의 삶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는 일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살아오신 아버지의 뒤를 따라

아들도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는 데

최우선의 가치를 두었다는 점이다.


돈이 신이 되어버린

돈에게 거의 모든 것을 내어준

이 시대 속에서

돈이 아니라

사람에게 집중하고 사람에게 우선순위를

두고 살아가는 삶의 방향과 태도는

아름답다 못해 눈부실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한의로 대를 잇는 부자의 삶이

항상 순탄하고 순적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부자간 갈등이 있습니다.

치열한 타이밍 싸움도 있습니다.

 

생의 불이 꺼져가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아들의 애끊는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아버지로부터 배우고자 하는

아들의 조급한 마음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유언과

아버지를 추억하며 아버지보다 더 나은

한의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아들의 치열한 삶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 대를 이은 한의 부자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귀감이 될 뿐 아니라

어디에 가치를 두고 어디에 방향을 두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제목을 살구나무 아래에서라고 붙인 것은

살구나무가 한의와 무척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들 한의사에게 아버지는

커다란 살구나무와 같습니다.

시원한 그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꽃을 선사하고

무엇보다 훌륭한 약재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아버지는 농부입니다.

평생 시골에서 시금치와 무우를 길러낸 농부입니다.

아버지가 어느 정도의 시금치와 무우를 길러내시고

각 가정의 식탁에 올리셨는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양의 문제는 차치하고

정직하게 땀흘려 좋은 채소를 공급하신 것 자체가

너무나 아름답고 존경스러운 삶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가업을 이어받지 않았습니다.

좋은 채소를 길러 공급하는 농부가 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른 것을 공급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어 먹이는 길에 올랐습니다.

 

정직하게 수고하고 땀 흘리신 아버지

일평생 양질의 채소를

타인의 식탁에 올리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직한 땀을 흘리며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사람들의 식탁에 올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한의의 길에 들어선 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아버지의 삶과 나의 삶의 방향을

다시금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나서 감사하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빌려

아버지에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나서 고맙습니다. 

 

살구나무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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