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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꿈꾸는 구둣방
- 저자: 아지오
- 출판: 다산북스
- 발매: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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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의 가슴을 망치질 했습니다."
다산 북스 서평단으로
"꿈꾸는 구둣방"을 신청했습니다.
서평단으로 선정되면 공짜로 책을 읽는다는
흑심(?)이 한 몫했습니다.
조금 더 큰 이유가 있었습니다.
안 보이는 CEO와 안 들리는 직원들이 일하는
아지오(Agio)의 이야기
시각 장애인과 청각 장애인들이
비장애인을 위해 신발을 만든다는 스토리가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더 깊고 은밀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저의 작은형님이 장애인이기 때문입니다.
형님은 평생 구두 닳을 일이 없습니다.
중증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시기 때문입니다.
구두 닳을 일은 없지만
종종 새 구두를 사서 신으십니다.
통영환경엽합회 회장으로 일하시기 때문에
중요한 미팅에 가야 할 때가 있고
그럴 때면
그럴싸한 구두 한 켤레는 있어야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잔잔한 감동이 나중엔 큰 파도로 덮치더군요.
장애인이 만든 구두라는 편견을 깨뜨리고
모든 사람의 발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구두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승문 장인
기업 아지오를 살리기 위해,
또 정직하게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유석영대표,
고객의 발을 실측하기 위해 자기돈 써가며
전국을 돌아다닌 정은경 전 실측위원
(제가 임의로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이름 없이 아지오의 이름을 위해 최고의 구두를
만들어 내시는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
생산에서부터 영업, 기업운영에 이르기까지
정직에 목숨을 거는 아지오와 아지오 멤범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엮이면서 큰 감동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꿈꾸는 구둣방 아지오 이야기는
뭐든 대충, 또 쉽게 바꾸고 갈아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과 내용이 어떠해야 하는지
들려주고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유석영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열심히 산 사람 치고 발이 무사한 사람이 없다
꿈꾸는 구둣방 147p.
한 번 뿐인 인생을 대충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삶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이겠지요.
특별할 것이 없다 하더라도
이 땅에 자신이 다녀간 흔적을 남긴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산 사람이라 생각해요.
그들의 발을 만져 볼 수 있다면,
그들의 발을 주목해 볼 수 있다면,
발레라니 강수진이나 축구선수 박지성의 발을 본 사람이라면
저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이해하겠지요.
꿈꾸는 구둣방 아지오 이야기는
아름다운 성공담이 아니라
성공보다 더 아름다운 실패 이야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쓴 이유가 무엇인지
아지오는 담담하고 밝힙니다.
때론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꿈꾸는 구둣방 220p.
책의 끝자락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픈
아지오의 이야기를 하나 더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기적은 일어나며,노력한 대가는 어떤 시점에
어떤 형식으로든 돌아온다는 희망을 이 책을 통해 품을 수 있기를 바랐다.
꿈꾸는 구둣방 221-222p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문장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아지오의 땀과 눈물이 오롯이 배인
아름다운 문장으로 다가왔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한 가지 꿈이 생겼습니다.
돈을 조금씩 모아서
발 볼이 넓어 구두를 신을 때마다
고통을 호소하는 사랑하는 아내와
오늘도 열심히 휠체어 바퀴를 돌리고 있는 작은형님에게
아지오 실측 구두를 선물해 주고 싶은 꿈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니라
언제 이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꿈은 이루어지는 법이고
이루어져야 제맛이 아니겠습니까.
아지오의 꿈이 이루어지고 있듯이
저의 이 소박한 꿈도
이루어지길 잠깐 기도해 봅니다.
세상 살이가 퍽퍽한 이 때
코로나 19로 살아가는 것이 더 어려운 이 때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삶의 방향과 내용을 점검하게 해주며
무엇보다 열정을 붙들게 해주는
참 고마운 책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시길,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지오 구두 한 켤레
선물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