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팬데믹이 심상치 않다.
사그라들 듯 보이지만
또 다시 확산 재확산의 조짐이 보입니다.
처음엔 이렇게 오랜시간 지속될지 몰랐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가 쏟아졌지만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귀 기울이지 않은 것도 부끄러운 사실이지요.
우한 폐렴, 대구 폐렴, 신천지 폐렴 등
특정 지역과 특정 집단을 매도하는
얄궂은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속이 시원했기 때문일까요?
감염병 코로나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피해는
수치화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만도 1700명 이상
전 세계적으론 270만명 이상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가족을 하루아침에 떠나보낸 사람
제대로 된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난 거라고 밖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 감염병을 이해해야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질문은 쏟아지지만 대답은 시원하지 않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질문은 쏟아지지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감염병 인류는
어떻게 이 질병을 이해하고
어떻게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습니다.
균이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켰는지,
이 감염병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왜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는지,
왜 특정 지역이나 집단을
혐오하거나 매도해서는 안 되는지,
(심지어 그들을 통해 질병이 퍼지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라도)
친절하면서도 예리한 언어로 가르쳐 줍니다.
특히 이 책은
감염병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코로나 뿐 아니라 감염병에 관한
비좁은 우리의 이해의 폭을 넓혀줍니다.
공동저자 박한선과 구형찬은
본격적인 감염병이 신석기 이후
농경사회가 발달하면서부터 생겼다고 주장합니다.
감염병 인류 - 318p.
코로나 19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고
음모론도 넘쳐납니다.
하지만 누구나 동의하는 바는
인류가 지나치게 탐욕스러웠다는 점,
자연과 조화롭고 공존하고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히 이기적인 자세로 마음껏 착취했다는 점입니다.
더 많은 생산과 풍요를 위해
앞뒤 잴 것 없이 덤벼들었기 때문에
그 재앙을 되돌려 받은 것이라는 점입니다.
부끄럽지만 동의할 수밖에 없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시원한 대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재난 상황에 갖추어야 할
예법과 태도가 있다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탓할 것이 아니라
유족의 심정을 헤아려 보고 말을 삼가는 것.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이죠.
위 사진 아래 보이는 굵은 제목처럼
팬데믹을 극복하는 데는
공동체 기능과 회복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국가 정부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공동체의 기능을 회복할 때
슬기롭게 감염병에 대처할 수 있다고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주장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유스티아누스 역병은 무려 200년을 끌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감염병이 쉽게 종식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자는 이런 현상 자체가
인류의 끝없는 욕심에서 비롯됐음을
다시 한 번 부드럽지만 단호한 언어로 지적합니다.
역사 속에서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분풀이 대상을 지목하거나
혐오의 대상을 지목하면서
극단적인 차별과 무분별한 학살까지
자행되었음을 지적합니다.
비록 현대를 살아가지만
우리네 마음은 그렇게 현대적이지 못하다는
뼈 아픈 사실까지 지적합니다.
결국 인류가 이기심을 절제하고
공동체성과 공동체의 기능을 회복할 때
서서히 감염병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어려운 시간입니다.
힘든 시간입니다.
욕심을 절제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을 기를 때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인류는 코로나 19를 극복하게 될 것입니다.
서로를 사랑하고 돌아보고 섬길 때
자연을 막무가내로 훼손할 것이 아니라
아끼고 보호할 때
공존의 길 상생의 길을 도모할 때
또 다른 감염병이 온다 해도
인류는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