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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 역사인물 다시 읽기
한명기 지음 / 역사비평사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면 조선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최근의 역사라고 할 수도 있다. 조선의 역사가 1392년에서부터 시작해 1910년, 약500년 동안 이어져 왔는데 서양역사에서 말하는 중세시대에 해당되는 시기하고 할 수 있겠다. (역사학에서는 이 시기를 더 정확하게 정의하겠지만) 지금의 현재가 조선역사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쓰는 말과 생활 전반적인 것이 조선의 것과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겉모습은 과연 조선의 그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더 깊이 들어가면 고구려, 신라, 백제, 고조선까지도 들어갈 수도 있겠다.
광해군, 14대왕 선조 때 임진왜란을 겪고 난 다음 왕이 되었다. 그리고 왜, 명, 후금이라는 아시아의 각축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골머리를 썼던 왕이다. 작가는 말한다. 과연 광해군대의 조선과 현재의 대한민국은 다른가? 현재 중국, 일본, 미국과의 관계를 바라볼 때 광해군에게서 배울 점은 어디에 있는가?
광해군은 고난의 시기의 왕이다.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어쩌면 조선은 임진왜란 때부터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을 것이다. 임진왜란을 지나, 병자호란이 찾아오고 강력한 왜군과 청군의 사이에서 조선의 눈치 보기는 피가 말리게 되었을 것이다. 명나라는 조선을 속국으로 보며 조선으로 판견한 명나라의 관리들은 한 밑천 잡아갈 생각만 있었다. 명나라라는 거대한 대륙을 조선은 어찌할 수 없었다.
고려가 멸망하고 어느새 조선은 명나라의 속국임을 자처하며 분수를 알아가는 나라로 변해간다. 조선의 역사는 침략의 역사가 아니다. 침략을 당해 온 역사이다. 반대로 말하면 당함의 역사이고 내어줌의 역사이다. 모든 역사는 침략한 자의 역사로 기록되지만 침략당한 자의 사정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사정들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의 현재도 현실은 현실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도 각자에게는 영락없는 현실이 버티고 서 있다.
(20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