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등 - 잉마르 베리만 자서전, 예술가의 초상 03
잉마르 베리만 지음, 민승남 옮김 / 이론과실천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마법의 등>을 읽고

방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잉마르 베르그만은 노년에 스웨덴 포레의 작은 섬에서 산책을 하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글을 쓰면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때 쓴 글들이 이 회고록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노년의 거장감독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유영을 하고 있었을까? 잉마르 감독의 과거들은 그가 살아왔던 삶만큼이나 복잡한 에피소드들이 많을 수도 있겠다.

 

책을 다 읽으니, 마치 노년의 거장 감독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듯한 기분이다. 실로 전쟁터라고 할 수 있는 연극과 영화의 제작현장, 그곳은 신세계를 창조하고 싶은 사람들의 집합소이며 세상을 유희하려는 자들이 춤을 추고 자본과 언론의 세상에서는 가장 반짝이는 곳이 아닌가. 연극과 영화는 혼자서 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는 얽히고 섞인다. 그리고 노장의 감독은 당시의 일들을 하나하나 되씹으며 담담하게 글로 적어 내려간다.

잉마르 감독 본인도 고백하듯, 가슴 속에 불덩이를 가지고 정열과 불안 속에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의 회상 속에는 이제 불안과 정열이 차분하게 가라앉은듯하다.

자신의 불안과 사랑과 우정과 예술을 자신의 어린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찾아간다. 형재와의 일들, 부모님과의 일화들, 동료, 아내들의 일화들을 풀어내며 불온했던 자신의 영혼을 바라본다.

불온하고 불완전했던 삶을 바라보며 자신의 영혼을 찾아가는 어느 노장감독의 글이다.

(2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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