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객 1 : 천명 - 조선 제일 명의 사암도인 이야기
박광수 지음 / 정신세계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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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객을 읽고

 

박광수의 침객을 읽었다. 요가와 명상과 호흡, 더불어 동양적 인체에 관심을 가지면서 읽게 된 책이다.

사람의 인체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유불도, 서양의학, 한의학, 심리, 생물, 신비학 나아가 우주학까지 그 폭을 넓혀가지 않으면 도무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아직도 우리는 인간에 대해서 알고 있는 지식보다 모르고 있는 지식이 많다라는 것을 실감한다.

요가를 하고 호흡을 하다 보면 나의 피의 흐름이 현재 어디에 집중해서 머물고 있는지가 느껴진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기를 느끼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것이 동양적인 인체를 인지하는 것이 시작의 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현재 나의 몸이 필요로 하는 것과 거부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이 본능이 더 깊어지면 타인의 몸에까지 확대되는 것이고 더 섬세해지면 의술의 영역까지 다가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들게 되었다.

이 책은 조선의 의인 사암도인에 대해 기록된 유일한 글이라고 한다. 물론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어 어느 정도의 허구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사암이 의술에 다가가는 방법에는 허구만으로 구성되어 질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글과 말로 전해지는 단점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호해져 버리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옛것들은 비밀로 전해지도록 하지 않았을까?

(20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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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변명
김도언 지음 / 가쎄(GASSE)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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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변명(김도언)

 

내가 김도언의 소설을 만난 건 군대에서이다. 그의 처녀작 <철제 계단이 있는 천변 풍경>을 읽고는 그 강렬함에 소설을 단숨에 읽어버렸다. 현재 그 소설을 읽는 다면 다시 그때의 느낌으로 돌아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 군대에 있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단계에 있던 나에게는 그 소설이 깊게 다가왔었다. 과연 객관적으로 훌륭한 이야기도 존재하겠지만 당시의 읽는 이의 입장에 따라 새롭게 경험되는 소설도 존재하겠다. 누구에게나 기억을 되살려주는 노래가 있듯이 김도언의 소설은 나의 군대의 기억을 되살려준다. 객관적이라는 것은 분명 주관적이라는 것 다음에 존재한다. 누군가가 주관적으로 한 작품에 영향을 받는다면 그것은 곧 객관적으로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는 첫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 동안 김도언의 글들은 내 눈에 잘 띄었고 그때마다 읽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가의 변명>.

과연 이 소설가는 불안한 지금을 변명하며 일상적인 삶을 글로 옮겨 적는다. 현재를 살고 있는 육체가 겪은 불안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것은 곧 나의 이야기와도 맞닿아있다. 나의 주관적인 입장도 맞닿아 있다면 곧 어느 정도는 객관적인 입장으로 가는 단계로 갈 수 있겠다.

 

책을 읽다보면 더 많은 책을 읽고 싶고 더 많은 책을 읽으면 내가 책을 읽는 건지 책이 나를 읽는 건지 모를 때가 종종 있다. 머리는 다른 생각은 하는데 그저 눈으로만 글자 기호의 나열을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이런 일이 있어서 재미있고 가벼운 산문집을 읽는다.

(2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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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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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야시가와 사토시)

 

얼마 전부터 일본영화가 훌륭하게 느껴졌다. 한국과 미국영화의 대부분이 조잡하게 빠른 편집과 끊임없이 폭파하고 불을 싸지르며 인간을 죽이고 피를 흘린다. 볼거리와 화려한 쇼로 진행되고 와 현재는 없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영화 속에서 현실의 모습을 찾으려하니 진짜 현실에서는 오히려 현실답지가 않다. 볼거리를 위해 만든 영화에서 볼거리가 없어졌다.

나는 최근에 일본의 영화들에서 그 대안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소위 슬로우 무비라고 불리우는 영화들에서 나는 인간적이고 따뜻하며 미국영화보다 현실적인 영화를 보게 되었다. 슬로우 무비에는 자연스럽게 현재의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영화가 많다. 내가 생각하는 슬로우 무비의 특징은 넓은 배경을 담은 샷이 많고 편집의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꼽고 싶다. 간혹 영화를 보면 편집의 속도에 휘둘리는 경우가 있다. 그건 영화를 사람의 뇌에 주입해 생각을 지우게 만드는 것이다. 마치 청룡열차를 타는 것 마냥 입을 헤 벌린 채 영화가 휘두르는 방망이에 놀아난다. 편집의 속도가 느리면 우리는 비로소 영화의 공간을 느끼고 사람의 눈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다. 곧 생각, 사유하며 영화를 볼 수 있다.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도 동명영화를 먼저 접하고 책으로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책과 사람과 삶과 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본의 진보초라는, 일본의 헌책방으로 유명한 거리의 한 서점이 소설의 배경이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책을 읽고 사람들을 만난다. 책의 세상으로 들어가 이 세상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된다.

헌책방은 이 세상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곳이다. 하지만 헌책방은 몇몇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곳이다. 주인공 또한 주목받지 못하는 시점에 서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직장을 그만 두고 자신을 아껴주지 않고 버려진 헌 책이 되어 버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긁히고 찢기고 누군가에게 잊힌 삶은 과연 그것으로 끝나는 걸까? 무수한 헌 책이 쌓여 있는 공간에는 헌 책을 읽기 위해 오고가는 삶들도 존재한다. 이 세상은 우리가 눈으로 보여지는 외관의 세계의 범위는 얼마나 작고 초라한지 보여준다.

 

나도 헌 책방을 때때로 드나드는 게 헌 책의 묘미 중 하나는 내가 미리 선택하지 않은 책들을 살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에 누군가 좋다는 것을 듣거나 광고를 보고 그 물건()에 접근하게 되는데 헌 책 같은 경우에는 그 이전의 단계는 거치지 않고 곧바로 책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 점이 내가 헌 책방에 가는 이유이다. 이 책에 대해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마음에 들어 읽게 되는 책이 되는 것이다. 거기서부터는 나는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20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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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장석주)

 

장석주의 책이 나왔다. 매년 장석주의 책이 나올 때마다 찾아 읽어본다. 5년전부터 장석주의 책을 읽어왔고 현재 출판되는 책과 예전에 출판 되었던 책을 읽고 있으니 장석주의 글은 나와 함께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의 책읽기의 습관은 장석주에게서 왔고 더욱 더 닮아 가려한다.

하루에 1권씩 책읽기라든지 수도원에서 몸과 마음을 닦는 신부의 모습처럼 책을 읽는 그의 모습에 매료당한다. 물론 하루에 1권씩 책을 읽는 다는 건 현재의 나로서는 무리이지만 그의 글을 읽으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쓸데없는 것보다는 보다 나은 사유를 하기 위해 책을 집어 든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잘 읽기 않았다. 대부분의 책이 명령조로 글쓰기를 권하거나 자신의 방법이 최고의 방법인 것 마냥 요구하는 기분이 들었다. 또 아직은 글을 쓰기보다는 더 많이 읽고 싶다는 욕구가 나에게 있었다. 글을 쓰는 행위는 더 지연시켜 두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었다. 글을 쓰지 않아도 상관없다. 훌륭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에서는 다독가 장석주답게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책을 소개한다. 그리고 유명작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글을 쓴다는 행위가 인간에게, 인류에게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묻는다. 단지 글을 잘 쓰기 위한 기술서로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들었다.

(2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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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고민하는 힘을 읽게 된 건 최근 강상중의 신작 <마음의 힘>의 홍보 기사 때문이었다. 토마스 만의 <마의 산>과 나스메 소세키의 <마음>을 언급하며 글을 써다는 것이다. 그의 글보다 위의 작가들의 글에서 작가가 고민하려했던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었다. 그러면서 <고민하는 힘>을 찾아보게 되었고 다행히 180쪽 밖에 되지 않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읽었다.

대부분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들려주는 조언이 많다. 흥미로운 점은 나스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글과 사상을 소개하며 그들이 고민했던 부분도 현재 우리의 고민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소개한다.

 

근대를 살아갔던 두 작가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가치관에서 개인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 책에서는 그들의 실제의 삶과 작품과 글들에서 인생에 있어서의 사랑, , 종교, 죽음 등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그들의 생각에 이어 작가 강상중의 의견을 펼친다. 그가 내세우는 것은 고민하는 자세이다. 고민하고 또 찾아보고 둘러보고 다시 고민하고 그러면서 보다 넓게, 보다 멀리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보다 치열하게 나의 존엄성을 위해 살고 싶다는 희망을 갖는다. 그것은 결코 싶지 않은 일이며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인 것이다. 존엄성이 쉽게 잡히지 않은 다는 것은 결코 시대성 탓만은 할 수 없다. 이 책에서 말한 대로 고민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간 자만이 찾을 수 있는 것이다,

(2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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