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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칼과 정치는 다름이 없다 - 전국시대를 방랑한 한 유학자의 삶과 꿈
유문상 지음 / 렛츠북 / 2024년 1월
평점 :
동양 철학에 대한 서적을 읽는 것은 확실히 ‘인연’이 있어야 가능한 모양이다. 유, 불,선 의 동양 철학 중 ‘선’에 치중되듯 책을 읽었고 유교에서는 주로 ‘공자’의 책을 읽었으며, 불교 경전들도 자주 접했는데 유독 ‘맹자’의 책은 인연이 없어서인지 내 손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는 바 이 책을 통해 내가 맹자와 새로 인연을 맺게 하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춘추전국시대 유학의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공자가 ‘인’을 바탕으로 한 정치를 권하였다면 맹자는 ‘왕도정치’를 주장하는 등 공자와 맹자는 여러 가지로 다른 색깔을 가진 유학자들이다. 맹자의 철학은 늘 강함으로 일관되는 면이 있어서 글에 힘이 있고 또 직설적인 면이 있다. 어찌 보면 그것도 매력이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 전개 방식을 취하면서도 원문을 상하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식으로 만든 책으로 맹자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저자 유문상은 유학자에게 철학을 배운 유학자라고 할 수 있다. 유학을 공부하였기에 책 전반에 유학자적 향기가 물씬 풍긴다. 책은 5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선왕과 춘추오패’와 관련된 내용으로 맹자의 성장기, 선왕의 시대, 춘추시대, 춘추오패에 관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봉건제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도 맹자의 관점에서 볼 수 있었다. 제2장은 ‘전국시대 그리고 맹자’이다. 춘추시대가 막을 내리고 전국시대가 도래하자 더 큰 혼란에 휩쌓였다. 전국시대의 개막, 그 시대의 책사들, 그리고 맹자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제3장은 ‘맹자의 꿈, 왕도정치’이다. 드디어 맹자가 주장하는 ‘왕도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맹자의 주장하는 바가 나온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의 철학자들은 유세를 통해 제왕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등용되고 정치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동양에서도 철학자들은 학문을 위한 학문 보다는 세상에 나가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제4장은 ‘사람은 불인인지심이 있다.’라고 하여 맹자는 ‘성선설’을 주장했다. 순자의 ‘성악설’과 대치되는 사상이다. 확실히 맹자는 공자의 ‘인’을 따랐다고 할 수 있다. 늘 맹자는 공자를 배우고자 했다. 솔직히 시대를 달리하는 그들을 어릴 때 맹자가 공자의 제자로 착각하게 한 이유일 수도 있었다. 제5장은 ‘인민은 귀중하다.’ 봉건사회에서 ‘인민’을 중시하는 경향은 지금의 민주주의와 다르다. 직접 또는 간접 민주주의를 채택하는 현시대와는 달리 당시는 ‘인민’을 통치 수단으로 생각하며 왕권을 강화하는 범위 내 ‘인민’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제6장은 ‘아! 유학의 도를 누가 이을 것인가?’이다. 이 장은 맹자의 가르치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 교육관을 이야기한다. 이 장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다. 글쎄 요즘 세상에 ‘도’가 살아있기나 할까? ‘분노사회’라는 지금 세상엔 ‘도’가 이미 사라진 것 같은데, 이는 우리 사회가 유학에 대한 반감이 가정과 사회, 국가에 일방적인 충효사상을 퍼뜨려 좋은 점도 많은데 나쁜 점만 부각되어 유학하면 몹쓸 사상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유학을 공부하려고 나서는 사람도 적을 뿐만아니라 학문 자체도 깊이 연구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음은 아쉬울 따름이다. ‘자기주도학습’이 이미 이 시대에 나왔다니 놀랍다.
책이 두껍기도 하고 유학이라는 철학적인 내용이어서 읽기 시작할 때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은 생각이었는데 이야기식으로 전개되어있는 책이다 보니 의외로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또한 이해도 쉬웠다. 물론, 나는 동양 철학 서적을 많이 접해봤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타 서적에 비해서는 읽기는 무척 편하고 좋았다. 맹자를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