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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 프리드리히 니체 아포리즘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욱 편역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3월
평점 :
프리드리히 니체를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한다. 기존 전통의 규범과 사상을 깨려고 부단히 애쓴 철학자로 니체의 글을 읽다 보면 내 스스로 얼마나 기존 틀에 얽매였는지 그리고 내 자신이 애써 지키려 했던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하찮은 것인지 느끼게 된다. 그의 이러한 신념은 철학 분야를 넘어 실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에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는 쇼팬하우어와 니체다. 이들의 생각을 내 삶에 조명해 보면 분명 내가 지금까지 추구해 오던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전주곡 같아서도 좋고 어떤 기존 종교, 사상 등을 과감히 깨부수려고 했던 내 젊은 시절의 나의 반항과 도전이 생각나서도 좋다. 그러한 그의 가치가 온전히 녹여진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포리즘이란 깊은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나 글, 격언, 금언, 잠언, 경구 따위를 말한다. 니체의 아포리즘이라니 이책은 정말 그의 깊이 있는 철학 세계를 알 수 있는 지혜 들의 집합체 같다.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는 부제를 두고도 많은 생각을 했다. 군중속의 외로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조차도 외롭다고 느껴지던 때에 니체를 생각해 보면 그 외로움 자체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통이자 발전의 시작인 것을 지금까지도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니체는 우리시대의 ‘문화’자체다.(4페이지) 정말 니체를 한마디로 평가한 최고의 문구같다. 수많은 니체의 책들을 읽어왔지만 이만큼 그를 잘 표현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망치를 든 철학자’만큼 신선하다. 책은 총 5부로 나뉘어져 있다. 사실 책의 글씨가 너무 작아 노안이 온 내 눈으로 읽기에는 너무 글씨가 적어 안경을 벗었다 썼다를 반복 해 가며 읽었다. 제1부는 기존틀을 깨부수려는 니체의 생각들이 충분히 들어있다. 기존의 규범, 기존의 책, 기존의 생각 등등 니체에게는 모든 것이 다 새롭게 생각되어야 할 대상들이었다. 제2부는 내가 좋아하는 쇼팬하우어와 바그너에 대해서도 그들의 생각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니체 하면 떠오르는 말 ‘신은 죽었다. 우리가 신을 죽였다’라는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제3부는 인간의 삶과 죽음, 존재의 가치, 계급, 철학, 출생, 의사소통 등에 대한 인간 전반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니체 하면 생각나는 ‘초인’에 대한 생각을 가르치는 내용이 나온다. 제4부는 일의 즐거움, 투쟁의 결말, 극복, 도덕적인 편견, 신, 창조, 민주주의, 독립, 산다는 것, 세계, 도시 등등이 나온다. 니체가 생각하는 국가, 사회 등에 대한 내용을 옅볼 수 있었다. 제5부는 인생, 고독, 부모, 인간, 생애, 민중 등에 대한 생각이 언급되고 있다.
니체를 표현하는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바로 ‘틀을 깨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틀을 깨는 니체에게서 새로움에 대한 희망, 올바른 것에 대한 향수, 부정적인 것에서의 자유로움을 느끼면서 인간 삶의 실존, 의미, 가치, 희망, 긍정 등등의 순수반복의 도돌이표가 니체의 본 모습처럼 계속 깨지고 깨어나고 해야 하는 운명적 삶을 생각하게 되었다. 니체가 우리에게 주는 지혜는 기존의 틀을 무조건 깨부수려는 것보다는 진리를 향한 끊임없는 변화, 변혁, 개혁 그리고 실존, 가치 등등을 끝까지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추구하였던 철학자로 인식하게 한다. 신은 죽었다는 것 또한 그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신이 신을 죽인다. 기존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신이 아닌 인간의 깨부수고 나와야 할 일이었다. 가끔 니체의 글을 보면 이해되지 않는 면도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니체가 기존 틀을 깨부수기 위해 자신과 주변을 통해 느꼈을 수많은 고뇌들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