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는 않았지만 늘 즐겁지 않았던 것만은 아니고 가끔씩은 즐거운 시간도 있었다.

가족을 내가 택할 수 없는 것과 매우 비슷하게도, 같은 회사 동료 역시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공동체 식구들이다.

심지어 실제 가족들과 보내는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하니, 또 하나의 가족인 셈이다

나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매달 남에게서 그렇다는 확인을 받고 싶지는 않다.

만만치 않던 대학원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암보험을 깼다. 모든 것은 주님이 알아서 채워주신다며 암보험을 깬 다음, 암으로 돌아가셨으니 웃을 수도 없고 그저 기만 막혔다

그렇지만 기막혀 할 틈도 몇 분 주어지지 않았다. 환자의 심장 박동이 멈추는 것을 알려주는 기계가 냉정하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음을 알려주자 네 자매의 막내인 어머니는 이모들과 끌어안은 채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눈물도 흘릴 틈 없이 장례지도사의 강권에 지하에 있는 사무실로 끌려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방금 나는 부친을 잃었는데 그 부친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노련한 장례지도사와 협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일이백 만 원도 아니고 새파란 청춘을 저당 잡혀 만든 돈이었으니 내가 좀 더 생색내도 좋았겠건만, 부모님의 이야기는 지금 한 마디로 네 돈이 꼭 필요하긴 한데 그걸 네가 내놨다고 우리에게 생색낼 생각은 하지 말라는 거였다.

뭔가 불공평했다. 무기한 무담보 무이자 대출로 다른 사람이 피땀 흘려 번 돈을 가져가면서 싫은 소리도 안 듣겠다니, 공정하지 않았다.

흐하하. 너무 황당할 때는 울음보다 웃음이 나왔다.

그래, 어차피 내 전세금 그 돈, 내 주머니로 도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어. 하늘 창고에 있다니 나한테 도로 올 리가 있겠어. 부모님 주머니로 한 번 들어간 돈이 나한테 도로 들어오는 꼴을 본 적이 없는데 내가 뭘 기대했냐, 흐하하. 거하게 한 번 헌금했다 치자,

이제 나는 홀어머니를 모시는 입장이었고, 나이도 서른에 가까웠다. 말하자면 이제 어른 노릇을 해야 할 때가 온 거였다.

마음 같아서는 쓰고 싶은 글만 쓰면서 살아가는 전업 작가가 되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지만,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고 황망한 모습이 되어 있는 어머니를 보고 있자면 남들처럼 좋은 직장 갖고, 괜찮은 남편 잡고, 어디 나가서 꿀리지 않는 딸이 되는 것이 효도인 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만 바늘처럼 뾰족하게 마음을 찔러왔다.

회사원 적성은 아니지만 적성 맞아 회사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나.

아버지를 사랑했다. 사랑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 결국은 어쩔 수 없이 사랑했다. 나의 뻣뻣한 성격과 눈치 없는 면은 아쉽게도 아버지로부터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심각하게 할 이야기가 있다며, 너도 이제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무슨 심각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걸까. 나는 심각한 이야기를 견뎌낼 만큼 충분히 자라지 않았는데.

세상의 진실이라니, 나는 그런 것과 마주할 만큼 다 크지 않았는데.

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데 아버지가 오늘 유치원에서 산타클로스 이야기를 들었냐고 물었다.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빨간 옷을 입고 흰 수염을 단 산타 할아버지가 착한 아이들한테 선물을 주고 간다는데" 하고 내가 신이 나서 설명을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잠시 눈을 감으며 생각에 잠기더니 곧 눈을 뜨고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나에게 말했다.

"현진아, 산타클로스 같은 건 없다. 우리가 믿어야 할 건 오직 주 예수님 한 분뿐이란다

그렇게 신나게 산타 할아버지가 주고 간 선물을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로 자랑하던 너희라도 몇 년간은 부디 행복했기를

결국 아버지의 문제는, 단 한 번도 노동자로 생활해본 적이 없다는 거였다

노동의 맛을 모르면 겁쟁이가 되고, 겁이 많으면 자연스레 나약해지기 마련이니까.

바보 같은 아버지의 모습을 어느새 닮아 있는 내 모습도, 씁쓸하면서 부드럽게 내 가슴 속을 맴도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모두 다 서서히 사그라지기를 조용히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모든 기억들에 간신히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런 식으로 어른이 되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선택적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대표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그가 욕하고 뭘 집어 던질 때 나는 어릴 때 맞고 자란 애 출신답게 머리가 통째로 얼어버렸다

"당신이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해 살아왔어요."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피가 섞이지 않았더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나도 이제는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가족에게 가장 많이 위로를 얻는 것은 냉엄한 세상 속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하고 받아들여주는 집단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언니와 형부는 정말로 내겐 가족이다. 게다가 언니도 되고 형부도 되고, 오빠도 되고 새언니도 되고, 엄마도 되고 아빠도 되고, 온갖 가족의 역을 다 해준다면 너무 과장일까.

아시는 분들은 이미 다 아시겠지만, 나는 웬만한 포크레인 못지않게 삽질을 많이 한다. 물론 생각이 짧고 어리석기 때문이다.

언제나 조금 못나고 뒤떨어지고 손해 보는 사람들에게 끌리는 내가 그들을 사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방’이 아닌 ‘집’에서 새 생활을 시작했기를. 그 예쁜 집에 살면서 예뻐졌기를. 그리고, 지친 청춘 모두에게도 다들 머리 누일 곳이 있기를

오랜 기간 책을 내고 또 내면서 작가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락福樂은 좋은 독자를 갖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그간 나는 늘 이 행운을 누려왔고, 이번에는 각별히 나를 살려주신 독자 여러분 덕에 살아갈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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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짝임이 너희를 더 단단한 어른으로 키워 줄 거라는 사실을 잊지 마."

한 사람당 하나씩만 찾을 수 있어요. 먼저 찾은 친구는 아직 못 찾은 친구를 도와주세요.

사랑,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을 때,
그 사람이 생각나는 것

위대한 일을 하게 만드는 사랑,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
앞으로 그런 사랑을 많이 경험하며 성숙해 가기를….
내가 표현하는 사랑을 잘 알아 주고 감사해 하는 우리 반이 오늘따라 참 사랑스러웠다.

공감, ‘만약 내가 저 사람이라면…’ 하고 생각해 보는 것.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

선생님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말씀하시는 것.

대화를 할 때 공감은 정말 중요하다.
따뜻하고 이해받는 기분이 드니까.
오고 가는 대화와 공감 속에서 우리 교실은 더 화사해지고 온기가 돈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눈으로 보고,
상대방의 귀로 듣고,
상대방의 마음으로 느끼는 것


_알프레드 아들러 《인생에서 지지 않을 용기》 중에서

성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보상이 있든 보상이 없든 게으름 피우지 않고 내가 할 일을 꾸준히 하는 것.

성실은 시간 도둑에게 소중한 내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도와주는 튼튼한 방패!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많은 사람이 이 거창한 질문 앞에서 머뭇거리지만, 아이들에게는 거창한 답을 내놓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불안해 하며 소중한 하루를 흘려보내지 말고 그저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성실하게 살아온 하루하루가 모여서 우리의 인생이 되는 거니까. 지금을 잘 살아내면 되는 거다.

"얘들아, 뭐든 꾸준히 하고 부지런히 한다는 건 힘들지만 정말 중요하고 값진 일이야.

세상에 거저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효도, 부모님도 이번 생은 부모가 처음이라 서툴 때도 힘들 때도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

우리가 무언가를 처음 할 때 서툴러서 실수를 하기도 하듯이 어른들도 부모님의 역할은 처음이라 서투르거나 실수하실 때도 있다는 걸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를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만큼은 커다랗고 따뜻하다는 것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삶의 구석구석 부모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은 없으니까.

"오늘은 더 크게 사랑한다고 말씀 드리고,
더 많이 안아 드리자."

자연스러움, 있는 그대로, 내가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나의 방식대로 당당하게 행동하는 것.

"너무 경직되고 힘이 들어간 모습보다는 너희가 가진 그대로의 모습이 훨씬 아름답고 예뻐."

나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나답게 살아간다면 그 순간들이 모여 유일무이하고 진정한 나의 인생을 이루어서 아름답게 빛나리라 믿는다.

그 믿음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앞으로의 나를 나로서 빛나게 해 줄 것이다.

만족감, 없는 것에 속상해 하거나 미련을 갖지 않고 내가 이미 가진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는 것.

오늘, 지금, 여기에서 소소한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것.

내게 없는 것을 탐내느라,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늘 경계한다.

그 시간에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조금씩 더 나아지려고 노력한다면 충분한 거다.

소소해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 중에서도 잘 생각해 보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많다

상냥함,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행동하는 것.

친구들에게 부드럽게 말하며 미소를 짓는 것.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

누구나 그렇듯 나도 상냥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상냥한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내 그릇 챙기기 바쁘고,
내 시간 빼앗길까 조바심 내기 쉬워
상냥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아이들이 말 한마디도 ‘상냥함’이라는 그릇에 담을 여유를 갖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만큼 아이들 주위가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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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육친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때의 절망감은 까맣고 깊었다

내 팔뚝보다 굵은 호스를 목으로 직접 밀어넣어 위를 세척할 때는 ‘젠장, 이렇게 괴롭게 다시 살아나야 하다니’ 싶어 1차로 후회했다

죽으려다 못 죽으면 못 죽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구차하고도 구차한 삶이여.

"만약 명성황후가 살아 계셨다면… 지금 내 인생은 완전히 달랐을 거예요." 환자들은 도대체 뭐가 달랐을 거라는 건지 궁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누군가가 뭐가 달랐다는 거냐고 묻자 그는 비장하게 대꾸했다

"여기 와서야 알았습니다. 전 아직 덜 미친 것 같아요."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지 않는 한 그 사람의 사정을 모른다는 말이 옳았다

언제나 삶에 뭔가 즐거운 일을 만들려고 쉴 새 없이 도모하고 재미나게 살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하다가 종종 사고까지 치던 나였다.

그런 내게서 생명력이 점점 빠져나가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지는 것은, 할머니를 암으로 조금씩 잃어가던 과정을 지켜보았을 때와 조금은 비슷한 기분이었다.

한때 내가 안고 있는 우울증을 모든 불행의 근원처럼 여긴 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 왜 나만’ 하며 나와 세상을 동시에 원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울증은 그냥 나와 함께하는 오래된 친구려니, 그렇게 대강 심상하게 여기는 것이 가장 무난한 것 같다.

매일 아침 달리는 것은 그날그날 마음의 때를 이태리 타월로 벗겨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달리기는 뭔가 특별한 운동이다. 뭐랄까, 영혼을 꽉 붙들어주는 것 같다고 할까.

어느 문학가가 산책을 칭송하면서, 걷고 있을 때 글쓰기의 영감을 주는 천사들이 귓가에 속삭인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달릴 때의 내가 꼭 그렇다. 내 몸의 여러 기관들이 일제히 합창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물론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 삶의 앞길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리고 때로 침대로 파고들던 예전의 관성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고, 실제로 그러는 시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러는 순간조차 늘 달리기를 의식한다.

많은 날들의 나는 근심들을 끌어안고 이불을 덮어쓰는 대신 새벽 공기를 쐬며 러닝화에 발을 밀어넣고 일단 트랙에서 달린다.

나는 다시는 빙하 위의 바다사자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 ‘자신을 아낀다’는 낯선 감각을 소중히 할 것이다.

무거운 여자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칭찬에 가까운 말은 ‘맏며느리감’이라는 말인데, 가부장제에서 이 표현은 칭찬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저주다

어른이 된 후 이 생리통과 생리전증후군이 너무 심해서 산부인과에 찾아가 물어본 적이 있다. 어차피 아이 낳을 생각은 없으니 이 모든 고통이 사라지도록 어떤 방법이 없겠냐는 것이었다. 의사(남자였다!)는 시큰둥하게 차트를 보여주며 말했다.

"결혼해서 애 낳으면 다 없어져요~"

무책임한 대답과 그보다 더 무책임한 그의 태도에 잔뜩 화가 났다. 뭐? 아기를 낳으면 다 없어진다고? 지금 그걸 해결 방안이랍시고 나한테 내놓은 거야? 나는 아무 성과 없이 병원을 나오면서 중얼거렸다.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이 두 아이를 낳고 나서 아이들은 너무나 사랑스럽지만 출산이 너무 원시적이고 폭력적이었다며 남자들이 출산을 했다면 이 모든 게 달라졌을 텐데, 라고 자서전에 쓴 구절이 있다

남성이 먹는 약들에 대해서는 온갖 실험 결과나 뉴스가 나오는 데 반해,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에게는 ‘그것 하나도 못 참냐’는 식으로 대하고 심지어 부작용까지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아마 의사도 피임기구 부작용에 대해 알지 못하고, 모르니까 관심도 더 없는 게 아닐까.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여성의 몸을 대하는 게 가능한 걸까? 왜, 대체 왜일까?

만화이기 때문에 깊이가 없으리라는 오해를 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육체적 고통은 번번이 정신을 이겼다. 미쳐버릴 것 같은 우울감은 피가 흐르는 뜨끔한 통증 앞에 잠시나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다 보면 나 같은 게 살아 있어도 되는가 싶어 꼭 울게 된다.

덩어리져 흐르는 뜨뜻한 피가 아직 너는 살아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자해 환자들은 ‘나 같은 인간도 살아 있어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자해 환자의 1퍼센트가 자해를 시도한 바로 다음해에 실제로 목숨을 끊는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이들이 아닐까.

도대체 인간은, 아니 나라는 인간은 왜 이 따위밖에 안 되는가를 깊이 생각했다.

결국 나 말고도 모든 사람이 저지르는 모든 어리석은 일들의 원인은 딱 두 가지라는 결론이 나왔다.

외로워서, 아니면 먹고살려고(특히, 잘 먹고 잘 살려고).

사람은 심심하거나 배고파서 온갖 종류의 바보 같은 일들을 저지르게 된다. 적어도 나는, 늘 그랬다.

그래서 골방에서 나와 일을 구하며 굳게 다짐했다. 아, 절대 심심하지 말아야겠다, 절대로 심심하지 말자.

망할 에디슨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다음 추방되어버린 삶의 방식이긴 하지만, 몇 세기 동안 인간이란 아침 해를 보며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집에 돌아와 푹 잠드는 생활을 하였으니 나도 선조의 길을 따르리라고 결의를 단단히 했다.

그래, 세상엔 어디에서든 배우는 일들이 많구나.

녹즙 시음을 차갑게 거절당한다거나 도구도 없이 땅을 파라거나, 삶에는 주어지는 미션이 정말 많구나.

아마 앞으로도 더 배울 것이 차고 넘칠 거라고 나는 생각했고, 역시 그랬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캄캄한 미래를 맥주 병따개 하나 없이 나아가는 것이 어른의 세계라는 것을 아주 조금 배운 나는, 아니 미스 김은, 가끔, 아니 종종, 사실은 매일, 삶에게 애원을 하곤 했다. 저기, 죄송한데요, 듣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부디, 아니 제발 부탁인데요, 살살 가르쳐주세요. 제발 조금만 살살.

재미있는 점들이 있었는데, 이를테면 유명한 세일즈 교육가는 유명한 동기부여 강사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사람이란 존재는 받으면 어느 정도 돌려주어야 한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세일즈맨과 고객 사이의 거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나

삶에 대한 아무 기대를 갖지 않는 태도는 언뜻 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진실은 그저 쿨한 척하는 겁쟁이일 뿐이다.

그런 태도로 살아가다 보면 불행이 닥쳤을 때 ‘내 그럴 줄 알았어’ 하고 충격을 최소화할 수는 있으나 대신 기쁜 일이 생기더라도 진심으로 기뻐할 수가 없다.

누가 나를 싫어해도, 추진하려던 일이 무산되어도, 누가 나를 욕해도, 날 보는 남자 눈치가 영 별로라 연애가 꼬여도, 나는 별로 휘청거리지 않는다.

거절이라면 충분히 당해봤다. 수십 수백 번 당해봤던 것이다. 그 거절들이야말로 나를 지탱하고 있는 힘이다.

물론 거절당하는 그 순간에야 기분이 더럽지만, 다시 또 거절당했나 싶은 기분이 드는 날이면 ‘거절의 극기훈련을 거친 시절이 있는 것도 아주 나쁜 건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직도, 아직은 간신히 견딜 수 있다.

레위인을 자처하는 나의 아버지와 6억 원이라는 돈을 하루에 아들을 위해 녹여버리는 왕세자의 아버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완전히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실사판을 보는 심정이었다. 아마 회장님은 자석요나 황토 양말 따위에 절대로 속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결국 시디를 사고 여기저기서 주섬주섬 영수증을 얻어 증빙자료로 제출했다. 그리고 회사는 우리에게 시디 값 상당의 ‘식권’을 지급했다.

다들 분개하며 회장님과 왕세자를 향한 증오를 불태웠지만, 그들은 우리처럼 하찮은 사람들의 증오 따위야 어마 뜨거라 정도도 눈치 채지 못할 사람들이었다.

사실 내게 가난이란 어릴 때부터 불편할 것도 이상할 것도 없는 그저 일상생활이었고 숨을 쉬는 공기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러다 처음으로 자식에게 다 퍼붓는 부모를 구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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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글, 책’ 세 가지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일을 한다.

처음 책을 쓰는 사람들이
첫 1줄의 소중한 글을 과감히 쓸 수 있도록,
생애 첫 1권의 책을 자랑스럽게 출간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작가는 지식을 쌓는 영역과 문학적 영역을 넘어 자신의 가치를 나누는 존재이며, 살아온 인생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존재입니다

책을 쓰는 99%의 과정에서 내면적 변화가 일어날 때, 정말 좋은 책이 출간될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의 경험들 속에 숨겨져 있던 가치를 발견하고, 제대로 전달하여 나눌 수 있는 책’을 쓰길 바랍니다.

진짜 필요한 것은 ‘나에게는 엄청난 힘이 숨겨져 있다’라는 인식,

자신이 이제까지 겪어온 인생이 비록 실패로 얼룩져 있다 하더라도 솔직하게 드러내어 책을 쓸 수 있는 용기,

자신이 보기에 아무리 쓰레기 같았던 경험일지라도 그 안에는 빛나는 보석이 숨어 있음을 스스로 발견해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책 쓰기의 시작이며, 작가라는 이름을 가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감정은 드러내야 해소가 되고, 경험은 드러내야 실력이 되며, 실수는 드러내야 교훈이 되고, 생각은 드러내야 현실이 됩니다.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고, 누구보다 용기 있는 사람이며, 회피가 아닌 직면을 선택할 수 있는 과감한 도전자입니다.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을 진정한 ‘작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자신에게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것들이 글로 꺼내어져 설명될 때, 자신의 책을 읽는 많은 독자에게 커다란 노하우가 됩니다. 하나라도 더 자세히 설명해주는 마음으로 적어보기 바랍니다.

나는 ‘드러내기’와 ‘설명하기’를 ‘프리라이팅(FREE/PRE WRITING)’이라고 부릅니다.

나와 책을 쓰는 모든 사람들은, 가장 먼저 프리라이팅을 실행합니다.

당장 글을 쓰고 싶어도, 재료가 준비되지 않고는 쓸 수 없습니다. 쓴다고 해도, 결국 남의 이야기나 옮겨 적는 수준에서 글을 쓰게, 아니 엮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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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기쁨을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서 고민을 하다가 좋아하는 시에서 한 구절을 뽑았다. 그리고 종이 한 장에 한 글자씩 써서 교실 곳곳에 숨겨두었다

한 글자씩 떨어져 있을 때는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하다가 아이들이 하나씩 찾아서 맞출 때마다 없던 단어가 짠 하고 생긴다. 없던 문장이 짠 하고 만들어진다.

새로운 단어와 문장을 발견하는 순간의 희열을 함께 느끼며 뿌듯해 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우리가 함께 만들 수 있는 건 문장만이 아니다.

세상 어떤 것도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거뜬히 만들어낼 수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은 혼자서는 해내기 어렵다.

그럴 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 기꺼이 함께해 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너희가 기꺼이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주며함께 만들어 나갈 세상이 선생님은 너무 기대된다.어려운 일이 생길 땐 이 시간을 떠올려 봐.그럼 용기가 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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