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은 괜찮은지, 왜 자꾸 이유 없이 우울한지 묻지 않는다.
힘겨운 나를 위로하는 데는 넷플릭스가 싸고 편하다.
뭔가 힘든 일이 벌어지면 그제서야 물어보지만 마음이 하는 말을 딱히 귀담아 듣지도 않는다.
만약 부모와 자녀 관계가 이렇다면 같이 있는 것만으로 얼마나 숨 막히고 어색할까.
자신이 바쁘고 힘들다고 아이에게 며칠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엄마는 없다.
뭔가 잘했을 때는 무관심하고, 못했을 때 혹독하게 야단만 치는 엄마는 부모 노릇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난받는 아이, 자책하는 아이는 어떤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런 모진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사는 게 바쁘다는 이유로 나 자신에게 최소한의 안부도 묻지 않고 살아간다
오랜 시간 자신을 단단하게 쌓아 올린 사람은 눈빛부터가 다르다.
수없이 거절하고 반대하면서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고 지켜온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저렇게 철없고 이기적인 엄마가 정말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많다.
이런 부모 밑에서 큰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여전히 과거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다.
나를 가장 사랑해줘야 할 사람이 자꾸 나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너’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본인’을 위해서 던지는 수많은 가짜 조언과 간섭들 -
실적을 두고 경쟁하는 직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너를 위한 충고’를 가장해 결국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함부로 가져가 이용하려고 한다.
이때 안 된다고 말하지 않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입으로 말하지 않으면 계속 주변 사람과 상황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상태일 때는 거절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가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나를 끌어내릴 정도의 힘을 가졌다면 나이나 직급, 사회적 경험이 나보다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논리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그 사람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일단 ‘우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