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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교정 노트 바르다 (스프링북) - 악필에서 벗어나는 한글 펜글씨 교본 ㅣ 바르다 손글씨 교정 노트
42미디어컨텐츠 편집부 엮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2년 11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였을까요.
휴대폰과 컴퓨터로 거의 모든 일을 하게 되면서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정말 많이 줄었습니다. 메모도 휴대폰에 하고, 편지도 잘 쓰지 않다 보니 막상 종이에 글씨를 쓰려고 하면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써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 제 글씨를 보며 ‘왜 이렇게 못 쓰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조금 부끄럽다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글씨를 조금이라도 바르게 써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손글씨 교정 노트 스프링북』을 펼쳐 보았습니다. 책을 ‘읽는다’기보다 ‘쓴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연필 잡는 방법부터 시작해 정자체 연습, 생활 메모 연습, 캘리서체 연습, 필사 노트까지 총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글씨 쓰는 책이 이렇게 자세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막상 해보니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주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덜했습니다.
저는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모든 것을 다시 배우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한글을 처음 배울 때처럼 한 글자씩 천천히 따라 써 보았습니다. 급하게 쓰던 습관 때문에 처음에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천천히 쓰다 보니 글자의 모양과 균형을 조금씩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무조건 글씨만 반복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내용이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자성어를 따라 쓰면서는 글씨 연습도 하고 뜻도 함께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평소 잘 모르고 지나쳤던 표현들을 하나씩 배우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필사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야간비행>,<빨강머리 앤>,<레 미제라블>,<동백꽃>,<쉽게 씌어진 시>처럼 익숙한 문학 작품을 따라 쓰다 보니 단순히 글씨 연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문장을 천천히 읽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빨리 읽고 지나가던 문장도 손으로 직접 써 보니 조금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책은 손풀기부터 정자체, 생활 메모, 캘리서체, 필사 노트, 그리고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는 교정 노트까지 담고 있어 기초부터 차근차근 연습하기 좋았습니다. 글자의 높낮이나 자음과 모음의 균형,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아직 제 글씨가 예뻐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루 이틀 연습한다고 갑자기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예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휘갈겨 쓰던 글씨에서 조금씩 또박또박 쓰려고 노력하게 된 것만으로도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손글씨를 쓸 일이 많지 않은 시대입니다. 하지만 가끔 카드에 짧은 글을 적거나 메모를 남길 때, 예쁜 글씨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다시 연습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저처럼 ‘내 글씨가 조금 아쉽다.’, ‘악필을 조금이라도 고쳐 보고 싶다.’ 하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교정노트라 생각합니다. 부담 없이 하루에 몇 페이지씩 따라 쓰다 보면 조금씩 변화하는 글씨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완벽한 글씨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꾸준히 쓰면서 나만의 단정한 글씨를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손으로 글씨를 쓰는 시간을 다시 즐기게 되는 것. 저는 그 두 가지만으로도 이 책을 시작한 이유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욕심내지 않고 하루에 조금씩,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써 보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지금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한 저만의 손글씨를 가지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