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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도시 - 역사, 예술, 문화, 미식을 넘나드는 인문 기행
김지윤.전은환 지음 / 북다 / 2026년 3월
평점 :
요즘은 집에 있어도 괜히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여행 관련 책을 찾게 되고,
이번에는 《우리가 사랑한 도시》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여행 에세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도시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해주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에서는 피렌체, 교토, 워싱턴 D.C., 에든버러,
암스테르담, 상하이, 파리, 런던까지
총 8개의 도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한 도시 한 도시가 길게 깊게 설명된다기보다는
짧은 글 안에 역사, 예술, 문화, 음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넘어갔던 것 같아요.
두 저자가 각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도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그저 유명한 관광지를 소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도시가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차분하게 풀어주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 피렌체나 파리 같은 도시는
이미 많이 들어보고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알고 있던 건 정말 겉부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낭만적인 도시라고만 생각했던 곳에
권력과 갈등의 이야기가 숨어 있고,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건축물에도
그 시대의 선택과 고민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도시가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책이 더 편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두 저자가 30년 지기 친구라서 그런지
글 자체가 딱딱하지 않고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읽다 보면
누군가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제가 그 여행에 함께 끼어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 책이 여행을 ‘보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해준다는 점이었어요.
요즘은 여행을 가도 사진 찍고, 맛집 가고,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정작 그 도시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할 때도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읽는 내내 들었던 느낌을 표현하자면,
마치 그 도시의 골목 어딘가에 있는 작은 카페에 앉아서
두 저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이 도시는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하고 들려주는 듯한 느낌.
그래서 더 편안했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짧은 글들이 모여 있는 구성이라
부담 없이 한 편씩 읽기에도 좋았고,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꺼내 읽기에도 좋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니
예전에 다녀왔던 여행지들이 하나씩 떠오르더라구요.
그때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앞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많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오히려 그래서 더 부담 없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읽고 나니 마음은 꽤 멀리 다녀온 느낌,
그런 책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조용히 앉아서 책으로 먼저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읽다 보면
어느새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