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집중력 찾기 - 명화 속 다른 그림 찾기로 시작하는 몰입 습관
책장속 편집부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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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요즘 내 마음 상태를 정확히 짚어주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중력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만큼 하루하루 생각은 많고 마음은 자주 흩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중력을 찾는다’는 말보다
‘미술관’이라는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인물 속에서 집중력 찾기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부터 수잔 발라동의 작품까지 총 12점의 작품이 등장하는데,
그림 속 인물을 중심으로 틀린 그림을 찾아보는 구성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넘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한 그림 앞에 머무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오래 머물게 된다.

2장은 풍경화 속에서 그림 찾기이다.
익숙한 풍경화들이 나오지만 평소에 무심히 지나쳤던 색감과 구도가 틀린 부분을 찾는 과정에서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 그림을 이렇게 오래 본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시선이 느려진다.

3장은 일상 속에서 집중력 찾기이다.
유명 화가들이 그린 일상의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특별하지 않은 순간들이 그림 속에서는 얼마나 조용하고 깊은 이야기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장을 보면서 내가 보내는 하루하루의 일상도 이렇게 천천히 바라보면 충분히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장은 색과 모양 속에서 집중력 찾기이다.
세잔, 마티스, 뭉크, 프리다 칼로의 작품들이 등장한다.

형태와 색감이 강한 그림들이라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된다.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색과 선을 따라가며 보는 시간이 더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의 재미는 각 장마다 원작 그림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 살짝 달라진 그림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틀린 그림 찾기가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림을 여러 번 보게 되고 그 과정 자체가 집중의 시간이 된다.

각 그림마다 정답을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가 있어서 너무 어렵게 느껴질 때는
정답을 살짝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끝까지 맞혀야 한다는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길고 복잡한 설명이 거의 필요 없다는 점이었다. 그림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미술 지식이 없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그저 그림을 보고, 머물고, 찾는 과정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그 점이 특히 좋았다.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책 한 권 앞에 앉아 조용히 그림을 바라보는 시간이
이렇게 편안할 수 있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미술관에서 집중력 찾기』는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애쓰는 책이 아니라 집중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드는 책이다. 바쁘지 않게, 서두르지 않게 그림 한 장 앞에 머무는 연습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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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 고립과 은둔의 시절 넘어가기
햅삐펭귄 프로젝트 지음 / 파람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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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은둔의 당사자인 이들이 해피펭귄프로젝트와 함께 참여해 자신들이 왜 은둔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사회를 향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제목부터가 마음을 흔들었다. 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맞는 말인데, 괜히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은둔’이라는 말이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하긴 해도 그래도 나는 바깥일도 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꼭 방 안에만 있어야 고립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를 다니다가, 회사를 다니다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마음이 다치고 조금씩 겁이 나서 어느 순간 멈춰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읽으면서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이 말이 자꾸 나왔다. 누군가를 너무 쉽게 판단했던 내 모습도 떠올랐고, 나 역시 모르게 마음을 닫아버렸던 시간들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누군가를 설득하려 들지 않는 점이었다. 나가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 왜 머물게 되었는지를
차분하게 들려줄 뿐이다.

방 안에 있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는 말이 괜히 오래 마음에 남았다.
밖에서 보기에는 멈춰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서는 계속 생각하고 계속 흔들리고
계속 고민하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라는 게꼭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해답을 주지 않아도, 그냥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책은 언젠가는 다시 문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말이 아주 작고 조심스럽다.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되고,
실패해도 되고, 다시 돌아와도 괜찮다고.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부담이 없었다. 무언가를 깨달아야 할 것 같지도 않았고, 당장 달라져야 할 필요도 없었다.그냥사람 이야기 듣듯 천천히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방안에 있는 사람만을 위한 책은 아닌 것 같다. 밖에 있는 사람에게도
한 번쯤은 멈춰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가 그동안 누군가를 너무 쉽게 판단하고 있었던 건 아닐지.

다 읽고 나서 마음이 갑자기 밝아지거나 힘이 솟아나지는 않았다.그 대신 조금 조용해졌다.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느려진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크게 추천하고 싶다기보다는 조용히 건네고 싶은 책이다. 힘들 때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기보다는, 그냥
곁에 두었다가 어느 날 문득 꺼내 읽어도 괜찮은 책.

읽고 나서 괜히 오래 생각이 남았다.
아마도 그게 이 책이 가진 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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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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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네 명의 중년 남자들이 한 찻집에 모여
커피를 마시며 괴담을 나누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처음 설정만 보면 조금 무서울 것 같기도 하고
괴담집이라서 밤에 읽어야 하나 고민도 했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잔잔하게 흘러간다.
무섭기보다는 사람 사는 이야기 같고,
괴담보다는 수다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친구들은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
혹은 직접 겪었다는 기묘한 경험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누군가 혼자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하며
어느새 넷이 모두 모여 대화를 완성한다.

그들이 마시는 것도 꼭 커피만은 아니다.
어떤 날은 맥주를 마시고,
어떤 날은 그냥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의 분위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이런 사소한 설정들이
이야기를 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괴담이라고 해서 모두 소름 돋는 이야기만 나오지는 않는다.
읽다 보면 웃음이 나는 이야기들도 있고,
“이건 좀 그렇다” 싶을 만큼 허탈한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진짜 같았다.
실제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
항상 완벽하게 무서운 이야기만 하지는 않으니까.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괴담이 중심이면서도
결국은 사람 이야기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각자의 삶에 쌓인 기억과 경험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여섯 번째 모임쯤 되면
이들이 느끼는 감정도 조금 달라진다.
이제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 자리에 함께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해진 것처럼 보인다.

괴담을 나누며 확인하는 것은
세상에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혼자 간직하면 무서운 기억도
누군가와 나누면 조금은 가벼워진다는 사실이다.

읽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건
괴담의 내용이 아니라
찻집의 분위기와 커피 향,
그리고 중년 남자들의 느긋한 대화였다.
조용한 공간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마치 옆 테이블의 대화를 몰래 듣는 기분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무서움을 기대하고 읽으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 이야기,
대화가 중심이 되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의외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괴담을 핑계로 모여
각자의 삶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 사람들.
그래서 이 책은
무섭다기보다는
조금 쓸쓸하고, 조금 따뜻한 이야기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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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김치 레시피 - 한국의 맛, 김치의 모든 것
배명자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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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김치 레시피』를 처음 펼쳤을 때는
김치 책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 하는 마음이 조금 있었어요.
김치는 늘 집에 있었고, 너무 익숙해서
굳이 책으로 다시 배워야 할까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책을 천천히 넘기다 보니
이 책은 김치를 잘 담그는 방법을 알려준다기보다
김치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바꿔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재료가 달라지고
손이 가는 방식도 달라지고
기다리는 시간도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아주 조용한 말투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마음이 괜히 차분해졌어요.

어려운 설명이나 전문적인 표현은 거의 없고
마치 옆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는 느낌이에요.
“이 계절엔 이런 김치가 어울려요.”
“이때는 조금 기다려 주세요.”
그런 말들을 들으며
김치는 기술보다도 계절과 마음을 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도 과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번듯하게 차려진 상차림보다는
막 담가 놓은 김치, 익어가는 김치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담겨 있어서
괜히 더 믿음이 갔고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장 김치를 담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아, 계절이 또 이렇게 흘러가고 있구나’
그런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김치를 통해 사계절을 다시 느끼게 되는 기분이랄까요.

요즘은 뭐든 빨리 배우고, 빨리 따라 하고,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지는데
이 책은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김치도, 계절도, 생활도
각자의 속도가 있다고요.

김치를 잘 담그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겠지만
저처럼 그냥 김치를 좋아하고
계절의 흐름을 느끼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조용히 곁에 두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에 다 읽기보다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꺼내 보고
“아, 이제 이런 김치를 담글 때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책.

그래서 이 책은
요리책이라기보다
사계절을 담아둔 기록 노트 같아요.
천천히,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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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유령들
M. L. 리오 지음, 신혜연 옮김 / 문학사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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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어요.무섭다기보다는,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달까요.
페이지를 넘길수록 분위기가 점점 무거워지는데 그래도 이상하게 손에서 놓이지는 않더라고요.

이야기의 배경은 셰익스피어 연극을 공부하는 엘리트 연극학교의 학생들이에요.
매번 무대에 올라 비극을 연기하고,
누군가는 영웅이 되고 누군가는 악역을 맡죠. 그런데 그 역할들이 무대 위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예요.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사소한 감정도 더 크게 느껴지고,
질투나 비교 같은 마음이 쉽게 숨길 수 없는 상태가 돼요. 그러다 결국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이야기는 그 이후를 조용히 따라갑니다.

이 책은 누가 범인인지 빠르게 알려주지 않아요. 대신 왜 아무도 솔직해지지 못했는지를 보여줘요.

읽다 보면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침묵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모른 척하지 않았을까 하고요.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과장돼 보이면서도
이상하게 낯설지는 않았어요.비교하고, 뒤처졌다고 느끼고, 그래도 관계를 깨고 싶지 않아서 말하지 못하는 마음들이 우리 일상과 꽤 닮아 있었거든요.

읽고 나서 한동안 책 내용을 곱씹게 됐어요.
우리는 얼마나 솔직하게 살아가고 있을까,
혹시 나도 상황에 맞는 역할을 연기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착한 사람, 이해심 많은 사람이라는 얼굴 뒤에 외면하고 있는 감정은 없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됐어요.

이 책은 시원한 결말을 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더 오래 남았어요.
읽고 나면 마음 한쪽이 조금 묵직해지는데,
그 여운이 싫지 않았어요.

조용히, 천천히 읽기에 좋은 책이에요.
그리고 다 읽고 나서 혼자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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