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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디자인 1 ㅣ 지식을 만화로 만나다 1
김재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디자인이라는 단어을 안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그것을 조금은 이해하고 물건을 살때 살펴보기 시작한 것은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이 되고나서 부터다. 이전에는 무엇을 사더라도 그 기능에 충실하면 그만이었다. 조금 디자인이 좋다싶으면 가격이 더 비쌌기때문이다. 어느 시점에는 바로 내 앞에 있는 거실 테이블이 맘에 안든다. 내가 이런 디자인을 사다니...아주 튼튼하여 부서지지도 않는다. 그저 싼 맛에 들여놓은 가구가 어느 순간부터 내 눈에 별로다. 바로 그 후진 디자인때문이다. 살때는 디자인이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이럴까? 그때는 저렴한 천착되어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이 없는 한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생각하지 않고 구매를 결정했기때문이다. 집안도처에 시기를 달리하면서 장만한 가구들이 나의 그 천박한(?) 디자인 감각을 말해준다. 볼때마다 저거를 버려야지 생각만 할 뿐 한 번 무겁게 자리를 잡은 가구들은 좀 처럼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나에게는 이미 그 짧은 수명을 다하고 떠난 가구들도 있다. 처음 겉보기엔 디자인도 좋아보이고 해서 좀 더 가격을 주고 장만을 했지만, 내구성이 영 아니어서 얼마 안가 망가진 침대 그리고 가운데가 주저않은 소파등은 한 마디로 얇팍한 가구상의 상술에 속았다는 생각 뿐이다. 가격은 절대 싸게 준것은 아닌데, 처음봤을때의 이미지가 사정이 없이 날아가 버리고, 호갱취급받았구나하는 배신감 마져느낀다. 그래서, 요즈음은 무슨 가구단지니 뭐니 하는 곳은 아예 발길을 들여놓지 않는다. 다행히, 적당히 나와 타협을 할 수 있는 그럭저럭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적당한 디자인의 가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이렇게 나의 생활에서 한 부분을 차지한 것은 오래지 않지만 그 필요성이라고 해야 할까, 중요성이라고 해야할까, 이제 디자인은 나같은 서민에게도 관심이 가능 영역이다. 나같은 사람에게도 아주 부담스러운 디자인의 물건이 나의 시선에 부담스럽게 느껴질때도 있다.
더 "디자인(THE DESIGN)(글/그림 김재훈)"이라는 책을 읽었다. '만화로 읽는 현대 디자인의 지도'라고 되어 있어서 디자인이라는 전문적인 영역의 것을 쉽게 읽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읽기 시작한지 몇 시간 안되서 다 읽었다. 마지막 부분의 'P.S 디자인'은 글을 촘촘히 썼는데 저자의 생각을 섬세하게 적어둔 글이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자본주의에서 클라이언트라고 하는 사람들과 땔 수 없는 관계나 일반 대중의 시선, 심지어는 배고픔마져 느껴진다. 결국, 아방가르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단호하게 적혀있다. 아방가르드가 전위대처럼 뭔가 새로운것을 추구한다면서 대중과의 '공감'을 가로막지만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들여다 보면, 역시, 디자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애플의 스티브잡스와 그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몰랐던 이야기도 있고, 애플에 대해서는 몇 번 들었지만 그 드라마틱하게 출현한 아이팟이나 아폰처럼 몇 번 들어도 질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리바이스 청바지, 코카콜라, 샤넬의 LBD(Little Black Dress), 그 유명한 샤넬 No.5향수, 바우하우스의 두 시기등 디자인의 시대정신, 구태를 깨는 아방가르드 정신, 상업적인 성공을 이룬 기업을 디자인을 중심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쉬테-리호츠키의 시스템 주방(오늘날의 싱크데), 프랭크 게리의 실험적인 건축물들, 임스부부 이야기(건축과 회화)들은 건축에 디자인을 입히고 명소가 될뿐만 아니라 자연과 호흡하는 그런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즈음에 우리나 아파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저 멋대가리 없이 지어진 사각 기둥이 10역, 20억하는 서울의 어떤 동네부터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번지는 아파트 건축붐은 디자인이고 뭐고 토끼짐만도 못하다는 생각 뿐이다. 정주영회장이 아파트가 아니라 작아도 집(house)를 저렴하게 지어주고, 개성을 살려 최소한의 디자인을 배려해주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헛된 생각도 하게 된다.
후반부에는 앵글포이즈 램프, 티치오램프, 포울 헤닝센의 PH 조명시리즈, 잉고 마우러(디자인을 예술로 승화)와 같은 조명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자동자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로 포르쉐, 페라리, 본드가 타고 나왔던 애스턴 마틴, 메르세데스 벤츠, 람보르기니, BMW, 이탈리아의 베스파(스쿠터), 포니, 포니쿠페(미출시), 그리고 콩코드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상식은 물론이고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디자인은 현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붕 떠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실용적이면서도 오버하지 않으며 보는 사람이 감탄으로 하고 꿈꾸게 하는 그런 것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로고 디자인의 거장인 폴 랜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익히아는 IBM, 웨스팅하우스, ABC방송국, UPS, 넥스트컴퓨터의 로고 디자인이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로고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그 기업의 역할이다. 디자인이 좋다고 해서 저절로 그런 좋은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때문에 살아남아서 사랑받으면 그 정신이 로고에 투영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