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여가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3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오세곤 옮김 / 민음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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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간극은 끝이 없는 동굴과 같다. (사실 원래 쓰려고 했던 문장은 언어의 간극은 무저갱과 같아서였다. 무저갱은 내게는 돌아올 수 없는 지옥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

언어의 간극은 당신과 나 사이의 물리적 거리보다는 평행을 달리는 직선과 같다. 당신은 당신의 말을 하고 나는 내 말을 하고 당신은 나의 말을 듣고 나는 당신의 말을 듣는다. 당신의 말을 듣는 나는 당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의 말을 듣는 당신은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당신의 의미와 내 의미는 우리가 쓰는 말과 글 속에 유폐된다. 유폐되기도 전에 사산한다. 언어의 의미는 태어나보지 못하고 죽어버린 사산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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