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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블루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대구에서 지인들과 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연일 패색이 짙었던 삼성 경기였다. 초반은 지루했고 후반은 제법 볼만했다. 파울을 칠 때마다 공들이 내게로 날아오지 않을까 싶어 조마조마했다. 던지는 힘도 때리는 힘도 엄청나서 공이 공중으로 떠오르면 보이질 않아 더욱 두려웠다.
타자들의 부진인지 투수들이 잘 던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 초반에 점수가 나지 않고 오로지 투수의 역량으로 한 회 한 회를 버텨야 했다. 공은 구위가 높았고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하늘은 비까지 오려는 모양인지 투명에 가까운 푸른 색 하늘을 보여주지 못했고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야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두 작품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나는 성장 소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베터리>이고 또 하나는 미야베 미유키의 <퍼펙트 블루>였다. 잿빛 하늘과 어울리는 것은 <퍼펙트 블루>였다. <베터리>는 희망적이었고 절망을 몰랐으며 , 함께라는 것을 배워가는 상황이었다. <퍼펙트 블루>는 완숙한 경지에 올라와 그 외로움을 알 것도 같았다. 완벽한 파란색에서 느끼는 것은 냉소로 감싼 외로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미야베 미유키의 초기작인 <퍼펙트 블루>는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당연하다. 미야베 미유키는 추리소설 작가니까 말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한국에서 <모방범>을 필두로 하여 몇 권의 책이 출간되었고, 많은 팬을 가진 일본 여류작가다. 혹자들은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이 길어서 미미여사라고 부르는 이도 몇 있다. 미미여사라는 별칭이 추리소설가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제법 상쇄하고 친근하게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퍼펙트 블루>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시점처리인데 , 마사가 서술자의 역할을 한다. 인간이 아니라 전직 경찰견이다. 개의 눈에 비친 살인 사건 해결기라고 해두면 좋겠다. 모로오 가스히코가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모로오카 신야와 하스미 가요코 등이 사건을 해결해 과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추리소설의 백미는 아마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결말이라고 한다면 제법 잘 쓰여진 소설이긴 했다.
<퍼펙트 블루>는 약품 이름이다. 근육 강화제를 감별할 수 있는 약품이지만 부작용이 확인되어 일본 내 시판이 금지된 약물인데 , 다이도 제약이 임상실험을 비밀리에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안 협박범은 다이도 제약 담당자와 협상을 하기로 하는데 그 담당자가 기하라와 우에다 료코다. 모든 것은 야마세이거나 협박범 소다에게 집중되었다. 실마리를 한 가닥 풀 때마다 범인의 향방은 묘연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