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미학 - 진동선의 사진 천천히 읽기
진동선 지음 / 예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안녕하십니까 유랑인입니다. 지금은 봄의 끝자락 이제 찔레곷머리가 시작되려고 하는지 제법 비가 내리는데 말입니다. 다들 잘 지내셨지요. 지체 평강들 하시고 가내 두루 평강하시고 봄처녀는 가슴에 바람이 일어 싱숭생숭하시겠습니다만 그 바람 잠 재울 남정네라도 만나 희희낙락할 준비가 되어 있으신지 그것도 궁금하고 마입니다.




  칼칼칼 봄바람 난 처녀와 가을바람 난 총각은 춘정과 추정이 동한 상대를 잊지도 못하고 상사의 병통으로 눈을 감아도 아른거려서 죽을 맛이겠지만 말입지요. 뭐 그것이야 춘정이나 추정이 동한 사람들의 몫이니 말입니다. 이들이야 사진이라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만 , 유랑인과 같은 병통을 지닌 사람에게는 사진이라는 것이 요긴합니다. 유랑인의 병통이 무엇인고 하니 한 번 가본 곳 기억 잘 못하고 한 두 번 만난 사람의 이름과 얼굴을 함께 기억하지 못하는 안면인식 장애라는 것인데 말입지요. 사진으로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매우 유용하더란 말입지요.




  웬 봄 처녀와 가을 총각이야기를 들이밀며 생뚱맞게 사진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말입지요.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써 내린 < 한 장의 사진 미학>의 말머리라고 말한다면 이 문장을 겨우 며칠씩이나 입 속에서 웅얼거리고 있었느냐고 우매하다 반편이라고 나무랄 분들이 계실 것으로 아오나 유랑인의 깜냥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더란 말입지요. 진중함이나 무게감 있는 이야기는 지나가던 구자(狗子)에게나 줘버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 말고 다른이들이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글들을 뱉어내실 것이라 믿고 해보는 소리입지요.




  <한 장의 사진 미학>은 진동섭이라는 사진평론가가 쓴 글들을 엮은 것인데 말입니다. 진 선생이 고른 사진을 유려한 문체로 소개를 하는 책이었더란 말입니다. 칼칼칼 유랑인은 평론가들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말입니다. 뭐 그 흔한 문학 평론가들 - 이렇게 말하고 나니 그다지 흔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말입니다. 여타간의 예술의 장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일군의 예술을 만들어 내는 작가군과 작가군의 의도를 파해치거나 곡해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버리는 평론가군이 존재를 하더란 것은 알았습지요. 평론가 중에 가장 귀에 익은 문학 평론가 김현 님이 있으시군요. <행복한 책 읽기>가 생각나는뎁쇼 칼칼칼 문학의 변방에서 명맥만을 유지하던 평론을 하나의 장르로 공고히 만드신 분이시라 하더이다. 그러나 꼭 이런 사람들은 절명이라 불꽃 같이 살기엔 이 세상 삶의 길이가 너무 길었읍지요.




  사진 평론가라는 직함은 참 생소한 직함인데 말입니다. 사진이라는 하나의 현상(現像)을 언사들을 부려서 작가들이 나타내고자 했던 것 혹은 그 너머의 의미를 새로이 밝혀주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만 생경합니다만 그림 읽어 주는 사람이 있고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 문외한인 유랑인 같은 사람에게는 사진을 읽어주는 사람이 되겠습지요. 최소한 진동선이란 분은 그렇다고 생각하기로 했습지요. 칼칼칼 다른 평론가들은 만나보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만나본 - 읽어본 - 중에 최고입니다. 미학이라는 말을 괜히 부치신 게 아니더란 말씀을 드려두겠는데 말입니다. 발터 벤야민 ,  레비 스트로스 들뢰즈 등을 위시한 사람들의 인용이 가끔 나오는데 애법 책 좀 읽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더랬지요. 쉽게 하는 말이라도 그 사람들의 말의 가피 한 자락 얻어 듣지 못한 사람들은 가벼운 잽처럼 던진 문장에 어퍼컷을 맞을 수도 있겠다 싶더란 말입니다. 뭐 유랑인이야 이미 원 잽 맞고 케이오 당했더랬습니다. 칼칼칼




  한 장의 사진을 보고 , 사진을 읽고 , 사진을 느낀다는 세 가지 범주 안에서 많은 작가들의 사진을 소개합니다. 진동선의 글로 인해 말 되어진 것들은 새로운 생각의 켜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한단 말이지요. 사진이란 것은 말하게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유랑인의 생각인데 말입니다. 희안하게도 말하지 않아도 보고 있는 사람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사진이 아닐까 하는데 말입지요. 사진은 절대 말하지 않는 침묵을 통해서 무한한 의미의 확장을 만들어 내는 것 같더란 말입지요. 원본이 있으면 무한 인화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여러분들은 어떤 사진들을 주로 찍으시는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만 , 유랑인은 사람 얼굴을 잊지 않기 위해 찍어 버릇해서 참 민망할 때가 많습니다. 기억하고 싶다는 말대신 사진을 찍어버리니까 말이지요. 게다가 사진이라는 것이 많이 보급된 지금에도 사진 속에 자신의 존재를 잠시 두어 이제는 부재하는 과거의 한 점에서 조차 존재했다는 흔적마저도 지워버리길 소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지요. 칼칼칼 




 

사진 전문가가 말해준다고 한들 그것이 싱크로 100 퍼센트를 만드는 것은 아니어서 말입니다. 수 많은 사진 들 중에서 유랑인의 눈에 든 것은 <자화상>과 <인도>라는 사진이었습니다. 특히 <인도>라는 사진이 참 좋았는데 말입니다. 사람의 뒷모습이에요 아기를 안고 있는........ 뒷모습은 앞모습이 감추어둔 내면을 드러내게 만드는 것 같아요. 뒷모습은 익숙하지 않은만큼 진실하다고 생각한단 말이지요. 그 사람의 모습을 알고 싶으시다면 그 사람의 뒷모습을 살펴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여러 해 하고 있습니다만. 칼칼칼




090611 완유세설령에서 유랑인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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